메뉴 건너뛰기

close

24일 충남 홍성여중에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들
 홍성여중에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들
ⓒ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관련사진보기

 
충남 홍성 중학생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났다.

24일 홍성여중 1학년 학생 200명은 체육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대화의 주제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우리의 약속'이었다.

김순길(세월호 유가족·윤희엄마)씨는 "여러분들은 옆에 친구가 힘들면 도와줄 수 있고, 아픈 사람들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 마음이 크고 넓은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며 "유가족들이 힘들지만 이렇게 활동하는 이유는 우리와 같은 참사 유가족들이 또 다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화의 시간 마무리 발언으로 "누군가는 아이들이 놀러가다 죽었다고 2차 가해를 했다. 수학여행은 학업의 연장선이다"라며 "물론 놀러가다 죽었다고 해도 소중한 목숨들이다. 우리가 있는 모든 자리는 안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은 2014년 당시 미취학 아동이었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참사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학생들을 하나하나 안아 주었다.

아래는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이 홍성여중 학생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요약 정리한 내용이다.

김순길(세월호 단원고 희생학생 고 진윤희 어머니)씨

"세월호 참사는 여러분들이 4~5세 무렵일 때의 일이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 전날인 15일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에서 세월호에 탑승했다. 세월호는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갈 예정이었다. 화물과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여객선이다. 안개가 끼고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출항을 했고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게 됐다.

단원고 250명의 언니 오빠들이 별이 됐다. 단원고 학생 75명이 생존하고, 선생님 11명이 돌아가셨다. 단원고 교사 포함 261명이 하늘의 별이 됐다. 그날 일반인 포함해서 304명이 하늘의 별이 됐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큰 배가 너무나도 빨리 침몰했다는 점이다. 생존자들은 스스로 탈출하거나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9년이 흘렀다. 침몰 원인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책임질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전에도 해상사고는 있었다. 하지만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강지은(세월호 단원고 희생학생 고 지상준 어머니)씨

"(사고 직후) 선원들과 선장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상황 보고 구명조끼 입고 탈출할 생각을 했어야 했다. 충분히 시간도 있었다. 배가 빠르게 앉기는 했지만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유가족들) 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학생들도 119에 신고를 했다. 경찰들이 위치가 어디냐, 경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그걸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뮬레이션 결과 8분이면 모두 탈출했을 수 있었다. 해경은 선장과 선원을 먼저 구출했다. 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구할 수 있었지만 구하지 않았다. 희생자들 304명은 모두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딸이다. 엄청나게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 사고가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국민들이 어떤 사고를 당해도 국가는 국민을 구해야 한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 #홍성여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