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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명의 참가자가 "현장 통제, 노동탄압 책임자 부소장을 경질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약 300명의 참가자가 "현장 통제, 노동탄압 책임자 부소장을 경질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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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는 수도권 1호선 전철 운행을 담당하는 코레일 구로승무사업소 기관사들이 병가를 통제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코로나에 운전강요, 책임자를 처벌하라! 아프면 쉴 권리 쟁취!' 결의대회를 13일 오후 2시 영등포역에서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코레일 소속 기관사들을 포함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운전, 차량, 열차, 전기, 시설, 건축 등 전 직렬 소속 직원들이 참가했다. 약 300명의 참가자들은 '인사권을 휘둘러 젊은 기관사들의 병가를 불허하며 현장 통제 문화를 조장하는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민중의례를 시작으로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구로승무지부 김동준 조직부장은 약 3개월 간의 투쟁 경과를 보고했다. 그는 "23년 1월 1일부터 조합원 스스로 사업소가 인사권을 앞세워 연병가를 통제해 온 문화에 저항하기 시작했다"며 "평일 오전, 오후에 진행하는 피켓 선전전이 63일차에 접어든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결의대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책임자를 경질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결심이 확고하다"며 구로승무지부는 "4월 24일부터 안전운행투쟁에 돌입할 준비를 끝냈다"며 더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그 또한 '병가 한번 쓰면 진급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수도권 1호선 전철 기관사다.
▲ 투쟁 경과 보고 중인 김동준 구로승무지부 조직부장  그 또한 '병가 한번 쓰면 진급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수도권 1호선 전철 기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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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공공운수노조 정운교 서울본부장, 구로시민센터 김성국 대표,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역 서다윗 지부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나래 상임활동가
▲ 발언 중인 노동시민사회단체 참가자 왼쪽부터 공공운수노조 정운교 서울본부장, 구로시민센터 김성국 대표,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역 서다윗 지부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나래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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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대회에는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에서 많은 연사가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첫 연사로 나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나래 상임활동가는 "2019년에도 코레일 안산승무사업소가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기관사를 업무가 태만하다며 운전업무에서 배제시킨 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역 서다윗 지부장은 "대한민국은 21년 기준 하루 3.3명의 산재사고가 발생하는 나라"라고 짚었다. 

구로시민센터 김성국 대표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운교 서울본부장은 "구로승무사업소의 노무 관리는 구시대적"이라며 "노동자가 아프면 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자"고 외쳤다.

정의당 서울시당 최동준 부위원장과 진보당 구로지역위원회 최재희 위원장은 "기관사 업무는 사람이 열차 시간에 맞추는 형태인 교번제로서 가장 악질적인 노동력 착취 구조이기 때문에 노동자의 휴식과 건강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코레일은 여전히 병가를 통제한 적이 없다며 거짓 해명 자료를 내놓고 집회 참가자들의 항의서한조차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현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레일 측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언론을 통해 "모든 기관사는 승무 직전 운전적합성 검사를 통해 당일의 건강상태 등을 항시 점검하고 있고, 근무 도중 발생한 건강이상 역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노조가 지난해 병가사용 관련 사례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왼쪽부터 진보당 구로지역위원회 최재희 위원장, 정의당 서울시당 최동준 부위원장
▲ 지지발언 중인 진보정당 참가자 왼쪽부터 진보당 구로지역위원회 최재희 위원장, 정의당 서울시당 최동준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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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회 구로승무지부장은 “지긋지긋한 연병가 통제의 악순환을 끊자. 관리자들이 인사권을 남용하려 들면 우리는 언제든 싸울거라는 뜻을 보여주자”고 참가자들에게 투쟁을 호소했다.
 정주회 구로승무지부장은 “지긋지긋한 연병가 통제의 악순환을 끊자. 관리자들이 인사권을 남용하려 들면 우리는 언제든 싸울거라는 뜻을 보여주자”고 참가자들에게 투쟁을 호소했다.
ⓒ 배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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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승무지부장 정주회 지부장은 지금도 현장에서 문제의 장본인인 책임자가 자숙은커녕 지위를 이용해 기관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로승무사업소의 현장통제 문화 책임은 부소장에게 있다며, "사규에는 부소장이 다른 팀장들을 관리, 감독한다고 적혀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임자들이 병가 내역을 추적하고, 근무평정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현장은 행여 진급에서 떨어질까 자기검열하며 병가를 못 쓰고 해열제를 먹고 운전하고 있는데, 사측은 보도자료를 뿌려가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전국철도노동조합 강정남 서울지방본부장은 "철도는 항상 인력 부족에 신음하는 사업장"이라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게 만드는 현장 책임자는 반드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기문화예술지부 구리시립예술단지회 참가자들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경기문화예술지부 구리시립예술단지회 참가자들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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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로 이동 중인 참가자들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로 이동 중인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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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종료하고 영등포역 광장 반대편에 위치한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로 행진한 후 리본달기와 항의서한 전달을 진행했다. 리본에는 조합원들이 직접 작성한 요구사항이 적혔다.

수도권광역본부는 지난 4월 4일 기자회견에 이어 오늘도 항의서한 수령을 거부했다. 정주회 구로승무지부장은 결의대회 직후 진행한 서울지방본부 운전지부장회의에서 "4월 17일부터 수도권 운전조합원들이 사복 및 조끼 착용 투쟁에 돌입한다"고 결정사항을 전했다.
 
연차 사용의 자유화를 통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삶. 아플 때 병가를 통해 기본권과 존엄을 지킬 수 있게
 연차 사용의 자유화를 통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삶. 아플 때 병가를 통해 기본권과 존엄을 지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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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가 항의서한 수령을 거부하자 강정남 서울지방본부장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가 항의서한 수령을 거부하자 강정남 서울지방본부장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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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나고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에 항의 메시지가 담긴 리본을 달았다.
▲ 굳게 닫힌 코레일 참가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나고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에 항의 메시지가 담긴 리본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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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코레일, #기관사, #1호선, #병가통제,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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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산, 잠을 좋아하고 글쓰기에 괴로워하는 철도노동자, 1호선 광역전철 기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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