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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4일 본회의에서 2기 진실화해위 위원 7명 선출안을 표결에 부쳐 이 중 6명을 선출했으나, 국민의힘 추천 인사 1명이 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는 한편 일부는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이 여파로 본회의가 법안 60여건 표결을 앞두고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정회 뒤 회의 속개를 기다리는 야당 의원들.
 국회는 24일 본회의에서 2기 진실화해위 위원 7명 선출안을 표결에 부쳐 이 중 6명을 선출했으나, 국민의힘 추천 인사 1명이 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는 한편 일부는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이 여파로 본회의가 법안 60여건 표결을 앞두고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정회 뒤 회의 속개를 기다리는 야당 의원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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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봉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결국 산적한 법안 처리는 이뤄지지 못한 채 본회의는 산회했다.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민주당 추천 인사 이상훈, 오동석, 이상희, 허상수 등 4명 위원과 국민의힘 추천 인사 이옥남, 차기환 등 2명 의원의 선출안은 가결됐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국힘 반발로 본회의 파행

문제가 된 건 또 다른 국민의힘 추천 인사인 이제봉 위원 선출안의 부결이었다. 투표 결과(재적 269명, 반대 147명)가 나오자마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게 뭐 하는 짓이야"라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항의했다. 이어 권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 나갑시다"라며 퇴장을 종용했고, 결국 본회의장에 출석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로 위원 선정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번 결과는 민주당의 몽니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본회의장을 나온 뒤 "진실화해위원을 뽑는데, 여야가 추천하면 상호 뽑아주기로 합의한 사안이다. 관행이고 묵시적인 합의"라면서 "이건 신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입장은 다르다. 평소 '극우적 소신'을 견지해온 이제봉 위원 후보자가 진실화해위 취지에 맞지 않는 '문제적 인물'이었으므로, 의원들 개개인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당내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것.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제봉 교수는 류석춘 전 교수가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을 당시, 검찰을 비판하며 류 전 교수의 발언을 강력하게 옹호했다는 점이 의원들 사이에 퍼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나누지 않았으나, 의원들 사이에서 이제봉 교수에 대한 문제의식들이 입에서 입으로, 메시지를 통해 공유가 되면서 부결이 됐던 것으로 본다"며 "당의 공식적인 당론으로 정한 것으로 아니라 의원들 개개인의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극우 인사 이제봉 교수, "위안부는 매춘" 발언한 류석춘 감싸기도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제봉 위원 후보자는 울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측근으로 전해진다. 이 교수는 평소 극우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교수는 2019년 9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기소됐던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교수를 감싸는 성명에 이름을 올려 "검찰의 기소는 한국 고등교육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뉴데일리>에 기고한 칼럼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대한민국의 역사교육'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종북, 종중 사대 매국세력이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제봉교수>의 '좌파·성해방 교육은 세상을 어떻게 파괴하는가?'이란 제목의 영상에선 '좌파 세력이 페미니즘을 학생 세뇌 도구로 쓴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난 2월 7일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51차 전체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51차 전체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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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다음 국회 때 통과 요구"... 민주당 "이런 사람 내놓는 것 문제"

국민의힘은 이제봉 교수를 진실화해위 위원으로 다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분이 매춘부라 한 적이 없고, 학문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한 발언까지 문제 삼을 순 없다"면서 "다음 국회 때 이제봉 교수에 대한 통과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표결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은 이분이 했던 여러 언행에 대해서, 심각한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현장에서 한 것 같고, 그래서 이런 분에 대해서 헌법적 양심과 소신으로 부결시키는 게 맞다고 다수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과정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나? 오히려 그렇게 왜곡되고 편향된 주장 일삼는 사람을 국회 추천을 받으려고 내놓은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는 과거 국가폭력의 진상을 밝히고, 희생자의 명예를 되찾아 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재정립하는 기관과 같다. 위원회 활동의 근거가 되는 과거사정리법은 그 목적을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다고 적시해놨다. 

2020년 12월 10일 2기 위원회가 재출범했으며, 1기 위원회는 2005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활동했다. 운영진은 위원장 포함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 8명의 위원은 여야가 각각 4명씩 추천해, 국회 동의를 거쳐 선출된다. 

태그:#이제봉, #진실화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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