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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2022.7.17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2022.7.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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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식료품을 사러 마트에라도 가면 전부 비싸다. 진짜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올랐다. 마트를 동선대로 쭈욱 둘러보며 "어머 너무 비싸졌다. 저것도 다 올랐네" 하면서 카트에 몇 개 담지도 않았는데 5만 원은 우습고, 한 끼 식사 넉넉히 장보면 10만 원은 기본이다. 한우는 언제 사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가계부에 숫자를 입력하고 계산기 두드려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 애들 뭐라도 해 먹이고는 살아야죠."

이런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 온 가족의 동반 희생이 필요하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의 양과 질을 대폭 줄일 수는 없다. 십 대의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먹는 낙마저 줄이도록 하는 것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도 잔인하다. 그저, 티 안 나게 해먹이며 조절하는 수밖에... 

부엌살림 전담하는 전업주부 20년 차가 되어가다 보니 그래도 내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단백질 섭취는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제철 채소들을 활용하는 게 기본 골자이다. 한마디로, 식탁의 기본은 지켜야 한다. 보기에도 부실하면 왠지 기가 죽는다. 

1. 육류는 저렴한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활용한다.

단백질 공급원인 육류 중 가장 비싼 소고기는 생일날 미역국 국거리 정도이지 웬만해선 사지 않는다. 한우보다는 호주산을 구입한다. 한우 맛의 기억을 잃어버린 지 오래... 어차피 푹 끓이면 비슷해진다.

육류는 소고기 대신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은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활용한다. 구매 방법도 온라인 검색을 통해 그램당 단가가 가장 저렴하면서도 리뷰가 많은 제품을 선택한다.

이왕이면, 뒷다리살을 큰 덩어리로 구입해 불고기용, 찌개용, 카레용, 구이용 등으로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 아예 소분해서 파는 경우도 있지만 덩어리로 구입하면 가격이 조금이라도 저렴하다. 

2. 달걀과 두부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들을 시도한다.  

달걀과 두부는 무척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요즘 블로그나 유튜브를 검색하면 레시피들이 정말 다양하다. 그분들의 레시피를 따라하다보면 간단한 재료들과 집에 있는 기본 양념들을 활용해 충분히 괜찮은 요리들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3. 제철 채소를 활용해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서 계절마다 다양한 채소들이 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어 제철 채소의 개념이 예전만큼 뚜렷하지는 않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노지에서 자라는 채소들이 무척 많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채소가 비쌀 수 밖에 없는 겨울에는 가격이 저렴한 시기에 미리 만들어둔 김치나 장아찌, 피클 같은 저장 식품을 주로 먹는 것도 사계절 내내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방법이다. 겨울에도 저렴한 채소가 있는데, 무가 대표적이다. 무생채나 무조림, 무나물, 무국 등 다양하게 해먹을 수 있다. 

4. 과일 대신 종합비타민 등 영양제를 따로 챙긴다.

이건 좀 서글픈데 비용 절약 면에서는 효과적이기에 제안하니 알아서 선택하시기 바란다. 종합비타민도 비싼 수입산이 아니더라도 국내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들이 많이 있다. 하루 권장량의 다양한 비타민류를 과일 등 식품으로만 섭취하려면 과일값으로 우리집 엥겔 지수가 팍 올라갈 것이다. 

5. 식자재마트, 재래시장, 동네마트, 생협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공산품의 경우 식자재마트의 단가가 월등히 저렴하다. 대신, 양이 많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재래시장의 경우 야채나 과일이 대형 마트보다 저렴한 편이다.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마트의 경우에도 어떤 제품은 무척 저렴하다. 대신 알이 작다든지 육안으로 상품성이 최상은 아니지만 중상 정도는 된다. 선물용으로는 주저하게 되지만, 각자 집에서 해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주로 친환경 유기농 제품들을 공급하는 생협의 경우도 모든 제품이 비싼 것은 아니다. 조합원으로 10년 이상 이용하고 있는 한살림의 경우 두부, 감자, 양파 같은 기본 식재료들은 대형마트와 별 차이가 없다. 

6. 아이들 간식도 식재료를 구입해 만들어 먹인다.

원룟값이 올랐기에 과잣값도 비싸다. 크기도 작아지고 양도 많이 줄었다. 밀가루 사서 만들어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생협에서 우리밀 1kg이면 4000원 정도인데, 완제품 가격 대비 충분히 많은 양의 과자나 빵을 만들 수 있다. 나아가, 각 가정에서 우리밀을 자주 이용하면 우리밀 농지 면역이 늘어나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변화로 인한 밀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적어질 것이다. 

대신, 이 방법은 마음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오감놀이 삼아서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과자나 컵케잌 같은 간단 베이킹을 해볼 것을 권한다. 아이가 주변을 어지렵혀도 인내심을 장착하고 있어야 한다. 레시피는 검색하면 아주 많이 나오니 따로 알려드리진 않겠다.  

"아무튼, 잘 해 먹고 잘 살아남아 봅시다."

덧붙이는 글 | 저의 개인 블로그(https://momsherstory.tistory.com)에도 게재 예정입니다.


태그:#고물가, #장보기, #장보기 노하우, #고물가시대 살아남기, #고물가시대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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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중년 엄마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좌충우돌 성장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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