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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예산을 전액 삭감해 존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인천지역 정치권은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국비예산 삭감에 대해 비판하며 예산 복구 및 증액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소상공인매거진/인천게릴라뉴스>는 각 정당 인천시당에 '지역화폐 국비 예산 전액 삭감'과 관련한 입장과 대책을 묻는 서면질의를 했다.
 
인천 e음 카드.
▲ "인천사랑상품권"  인천 e음 카드.
ⓒ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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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중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역화폐에 대한 지원 중단은 현장과 유리된 정부 정책의 한계임. 유래없는 코로나 팬데믹과 수해의 영향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너무나 컸다"며 "정부는 국민을 위로하고 부담을 덜어주기는 커녕, 그 고통을 오롯이 국민에게 전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땀방울 속에서 답을 찾고, 고통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전액 삭감은 윤석열 정부의 자영업자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 지역화폐예산 삭감은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 여파와 최근 폭등한 고물가 등으로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끊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라고 힐난하며 "윤석열 정부는 종부세나 법인세 인하 같은 연간 13조 원에 달하는 부자감세, 878억원의 영빈관 신축에 예산을 투여하는 것이 아닌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화폐에 대한 지원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의 필요성 여부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 예산 7000억 원을 전액 삭감했고, 기재부는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중앙정부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지역화폐 발행을 하라는 입장을 내놨다"며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 세수 비율은 8대 2로 불균형적이지만 재정지출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4대 6수준이다. 윤석열 정부의 주장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당연히 필요하다. 지역화페는 코로나 시기 가뭄의 단비처럼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을 했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취지로 시작한 지역화폐 근본적으로는 지역 격차 해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인천의 지역화폐라고 할 수 있는 인천이음카드에 대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이미 입증 된바 있다"며 "지난 2020년 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이음카드의 지역경제 영향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편의점·농축수산물 등 8개 업종에서 캐시백 형태의 재정 지출은 419억원이었고,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총 1201억원이었다. 인천지역의 자영업 매장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인천이음카드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역외소비 감소핵은 359억원에 달했다. 이에 반해 인천 내 매출 증가 규모는 993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인천지역화폐 '인천 e음'의 효과를 부각했다.

이처럼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국비지원이 최종 무산될 경우의 대책과 지역화폐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아 정책의지에 의문을 낳고 있다.

"끝내 국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당(또는 시당) 차원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김교흥 인천시당 위원장이)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로서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진행시에도 지역화폐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에서 돈이 순환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 결과로 입증되었다"며 "개선하고 보완하며 발전 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전에 예산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에 다수의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공감했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검토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비 증액은 물론, 시당차원에서 시·구의회회 원내대표회의를 열어 지방의회에서도 추경과 내년도 본예산 반영을 통해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과 힘을 모아 구비, 시비, 국비 등 가용한 재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당 차원에서 입법발의, 상임위, 국정감사, 대정부 질의 등 국회에서의 노력은 물론 상인들과 함께 하는 캠페인, 정책 간담회 등 국회 밖에서도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지역화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인천시당에 민생소통센터 설립하여 시민 및 당원들의 현장의 소리를 듣고 대책 마련을 위한 당차원 TF 구성하는 등 대책들을 강구하고 민생예산 확보 관철시킬 예정이다"라며 "아울러, 소상공인연합회, 전통시장상인연합회, 골목형상점가연합회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주축이 된 단체들과 합심하여 지역화폐 혜택 확대와 정책 지속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정의당은 국내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를 만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해 왔었다. 2018년 상인단체들과 함께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법안을 발의하여, 정부가 지역화폐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상인단체들과의 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역화폐 국비예산 전액 삭감'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해야할 정치권에서는 실효성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은 9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2022년 인천지역 국회의원 정책간담회' 모습.
▲ "2022년 인천지역 국회의원 정책간담회"  "지역화폐 국비예산 전액 삭감"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해야할 정치권에서는 실효성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은 9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2022년 인천지역 국회의원 정책간담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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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으로 이루어진 이 모든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전화를 통해 "별도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국가 부채가 계속해 늘고 있었서 정부여당이 막대한 재정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지역화폐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 이해는 된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화폐가 그동안 지역경제나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알고 있다"란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그래서 결국 이 문제는 국가 재정문제, 지자체 사무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당에서 별도 입장을 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저희가 별도의 입장을 질문별로 드리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월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삭감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국회의원(비례대표)의 질문에 "지자체 고유사무이므로 앞으로 지자체 스스로 판단해서 계속 여부를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인천시가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시민혜택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이음카드를 차등지원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런 부분을 환영하고, 시가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10월 1일 0시부터 지역화폐 '인천 e음'과 관련해 연매출 3억 원 이하 소규모 가맹점에서는 캐시백 10%를, 그 외 연매출 3억 원 초과 가맹점에서는 5% 캐시백을 월 한도 30만 원 내에서 지급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내년도 예산에 2000억 원을 자체 예산으로 편성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상공인매거진(www.menews.kr)'과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태그:#지역화폐 국비 예산 삭감, #지역화폐, #지역사랑상품권, #인천 E음,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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