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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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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응징", "전멸" 등 거친 단어들을 동원해 위협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직함 없이 이름으로만 부르며 "망언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의 상당 부분을 윤석열 정부와 윤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선전매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남 비난전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을 직함도 없이 직접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윤석열이 집권전과 집권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대선 직후부터 선전매체들을 동원,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언급했던 '선제타격론'이나 "김정은 버르장머리도 정신이 확 들게 할 것" 등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거친 언사로 맹비난해왔는데 김 위원장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계속하여 강도적인 논리로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통상 남측 대통령을 비난할 때 이름을 직접 거명하기보다는 '남조선 당국자', '집권자'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직함도 없이 그냥 '윤석열'이라고 불렀다는 점에서 윤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작태'와 관련, 김 위원장은 8월에 진행될 한미연합훈련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대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8월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북한은 당분간 강경대응으로 나올 것이며 시발점은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이라며 "연합훈련 전후로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수위를 점점 높이면서 최후에는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내놓은 북한 관련 정책들에 대해 일일이 거론하며 때론 비아냥대고 한편으론 위협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 실행'에 앞장서고 있다며 "역대 그 어느 보수정권도 능가하는 극악무도한 동족대결정책과 사대매국행위에 매달려 조선반도의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끌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정부가 자신들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허세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기개발에 열을 올리고 미국 핵전략장비의 대대적 반입, 연합훈련 확대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인 불안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며 "잔뜩 겁을 먹고 전전긍긍하는 몰골"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이라고 거론한 뒤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새 정부 출범 두달여동안 지켜보다 대남 전술전략을 수립했다는 메시지"라며 "대외적으로 공세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비난을 했지만 그간의 '강대 강'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으로 남측에 대한 비난만큼 수위가 높지는 않았다.

그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위협설'을 고안해내고 그것을 '신빙성'있게 유포시켜놓은 다음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또한 자신들의 군사행동만 '도발'로 삼는 것은 '이중적 행태'라며 "이는 조미(북미) 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에로, 격돌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미국이나 남측을 향해 직접적인 핵 관련 위협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 국가의 핵전쟁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고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핵무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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