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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 관련 영남권 직장협의회 간담회에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철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다.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 관련 영남권 직장협의회 간담회에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철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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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 신설을 놓고 일선 경찰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구경찰청에서 간담회를 열었지만 경찰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영남권 직장협의회(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대표들과 약 1시간 가량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장관이 대구경찰청에 도착하기 전 대구경찰청 앞에서는 일부 경찰관들이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고 건물 앞에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보낸 조화가 20여 개 놓였다.

이후 간담회장에서도 경찰들은 '행안부 산하 경찰국 철회, 경찰 중립성 보장'이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 한 경찰관은 이 장관의 악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담회에 앞서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경찰 관련 국정운영의 정상화 법 개정 없이 신설 가능 ▲경찰업무조직 신설이 경찰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음 ▲30여 년 전 치안본부로의 회귀와 경찰국은 규모, 역할, 위상 등이 전혀 다름 등의 내용이 담긴 '행정안전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 관련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영남권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청 신설과 관련된 간담회를 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영남권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청 신설과 관련된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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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사전 공지를 통해 "과격한 발언은 삼가 달라"고 알렸다. 실제 간담회는 큰 소란 없이 마무리됐지만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의 불신은 여전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이 장관은 "행정안전부 안에 설치될 경찰 관련 조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을 일방적으로 지휘하고 통제하고 감독하는 조직이 아니라 법에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는 장관의 인사제청권, 각종 경찰 관련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등 한정된 업무만을 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분들이 꽤 있어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면서 "소통을 해소하는 자리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경찰청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본 이 장관은 "우리 경찰을 사랑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일념이 담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앞 1인 시위, 근조화환 20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은 가운데 경찰청 입구에 '경찰국 반대' 조화가 20여 개 놓여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은 가운데 경찰청 입구에 "경찰국 반대" 조화가 20여 개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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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일부 경찰관이 '경찰국 반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일부 경찰관이 "경찰국 반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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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은 여전히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경찰국을 신설하고 통제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준기 대구강북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장관께서는 법령에 있는 대로 하겠다, 행안부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에 그대로 가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도 "우리는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우려한 내용에 대해 믿고 '기다려 달라.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며 "15일쯤 여론을 수렴해 발표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정해진 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갈등의 원인은 경찰국을 만들겠다는 데서 시작됐기 때문에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면 굳이 행안부장관이 경찰국을 만들어 통제할 필요가 없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접근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이 장관이 설명한 부분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가겠다는 원론적인 내용일 뿐"이라며 "경찰국 (설치가) 발표됐을 때 민주화된 경찰 조직으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냐 그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오는 15일 경찰국 신설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참석한 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은 발표 결과를 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태그:#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국 신설, #대구경찰청, #경찰국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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