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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발언이 나오자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가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발언이 나오자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가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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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굴욕외교' 논란에 휩싸였다. 관계 개선에만 매달리다 한일 외교를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든 과거사 문제 등 근본 원인을 도외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토 회의 앞두고 지소미아 복구 불 지피기?

박 장관은 13일(현지 시각·워싱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소미아가 한일관계 개선과 함께 가능한 한 빨리 정상화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간 또 미국과 함께 정책을 조율하고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답을 기다린 듯 바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지소미아는 한일 간 안전보장 분야의 협력과 연계를 강화한다"라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박 장관의 발언을 이어받았다. 그는 협정에 기초해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정보공유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소미아는 과거사 배상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등 등으로 유명무실한 상태와 마찬가지였다. 군사정보 공유를 위해 박근혜 정부 시기 체결된 21개 조항의 지소미아는 매년 자동 갱신되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종료 파동을 겪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반발해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등의 수출규제에 나섰고, 국민적 불매운동 속에 정부는 파기 카드로 맞대응했다. 이후 조건부 종료 유예로 태도를 바꿨으나, 협정은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4 [특파원 공동취재단]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4 [특파원 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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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첫 한미 장관급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정상화'가 언급됐다. 안보협력을 이유로 지소미아를 복구하고, 이참에 조속한 외교 복원까지 나아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달 말 열리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적극적인 윤석열 정부의 구애에도 일본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소미아 환영 입장에도 현지 언론을 통해선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일본의 극우 매체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자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배상 판결과 독도 문제 해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한국 탓'이라는 일본의 일방적 주장을 담았다.

"일본은 사과조차 없어, 나라 망신" 쏟아지는 비난

바로 시민사회단체는 "굴욕외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부산겨레하나는 "나라 망신시키는 정부를 규탄한다"라며 "지소미아 정상화는 말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 장관의 발언을 "현 정부 사대 굴욕외교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한은주 부산겨레하나 조직위원장은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라며 "굴욕도 모자라 거기에 치욕을 덧바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지소미아 논란과 한일정상회담을 비판하는 집회도 추진한다. 노동자상 건립특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본에 매달리는 정부의 모습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조만간 한일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차원의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 단위로는 잇단 성명과 기자회견이 예고됐다. 50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민중행동의 엄미경 자통위원장은 "소속 단체의 의견을 모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근본 원인인 과거사 등이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윤 정부가 파문이라도 불러도 무방할 만큼 관계 개선과 군사협력까지 속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발언이 나오자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가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발언이 나오자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가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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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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