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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시군구 소상공인연합회는 6월 1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상남도 시군구 소상공인연합회는 6월 1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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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업종별‧지역별 차등화을 주장해 논란이다. 노동계는 차등화 시 낙인효과로 더 어렵고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업종별, 지역별 차등화' 요구

경상남도 시‧군‧구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신영철)는 1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와 지역별 차등화를 요구했다.

신영철 회장은 "우리의 생존권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최저임금법 4조 1항에 규정된 바에 따라 정부의 최저임금 적용은 업종별 차등화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폐업을 늦추고 지역경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지역별 차등화에 한목소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현행 최저임금 결정에 지불 능력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현실"이라며 "최저임금 산출 기준에 사용자의 지불 능력이 반영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최저임금 논의 제도의 낡은 틀을 깨뜨리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도록 뜻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비현실적 최저임금 결정으로 경영위기에 몰린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의 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회견문을 통해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올해 2022년 9160원으로 무려 42%가 인상됐다"며 "취약계층을 보호한다는 최저임금 때문에, 또 다른 취약계층인 소상공인은 생존을 위해 알바부터 자르고, 손발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직원까지 내보내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건비 부담에 나 홀로 사장이 되어 근근이 버티는 지금의 현실은,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박탈하는 고용참사로 이어졌다"며 "엎친 데 덮친다고 그 와중에 퍼진 코로나19는 소상공인의 삶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무조건적인 영업제한 조치로 힘없는 소상공인은 텅 빈 가게에서 파리만 날리다 빈손으로 밖으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는 현재 논의 중인 내년도 최저임금을 기존의 방식대로 결정하려고 한다"며 "지금처럼 소상공인을 정책에서 배제하고 소상공인이 생업에만 몰입할 수 있는 최저임금 제도 도입을 미룬다면 소상공인의 절규에 찬 목소리에 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차등화하면 낙인효과로 더 어려워

노동계는 '업종별‧지역별 차등화'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진보연합, 경남청년유니온 등 단체들은 '최저임금현실화경남운동본부'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백성덕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2국장은 "차등적용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저임금 근로자의 최소한 생활을 보장한다'라는 최저임금제 취지를 무너뜨리기에 도입에 반대한다"고 했다.

업종별 차등화 주장에 대해, 그는 "사업주의 지불 능력이 원칙적으로 최저임금의 결정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결정 기준은 노동자 생계비와 유사 노동자 임금 수준,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의 4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낙인 효과로 해당 업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1988년도에 업종 구분을 시행해봤지만, 낙인 효과 때문에 오히려 그 업종에 취업을 기피하게 됐고, 또 다른 최저임금을 만들 만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기도 어렵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백성덕 국장은 "최저 생활수준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지역별 차등화에 "어느 지역에서 음주운전 적발이 적다고 해서 형량을 낮출 것이냐.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은 모든 지역에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지역별 차등화는 오히려 지역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국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최저시급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청소년, 청년, 여성 등 노동 약자들이 존재한다"며 "여전히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약자가 존재하는 까닭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동자 생활 안정을 고려한 적정임금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식)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지난 9일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열기도 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급 9160원(2021년 대비 5.1% 인상), 월급 191만 4440원(209시간 기준)이다.

태그:#최저임금, #소상공인연합회,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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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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