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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충북교육감 당선자가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윤건영 충북교육감 당선자가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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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기간 동안 내내 국민의힘 선거대열에서 함께 했던 윤건영 후보가 충북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출마선언 때부터 AI와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정확한 진단평가와 맞춤식 수업, 인재·영재 육성, 교육력 회복을 공약했다.

특히 '충북형 노벨20 프로젝트 창의인재 양성' 공약에서는 글로벌 리더 양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해외 교육기관에서 연수를 시켜주고 그 중에서 몇몇은 노벨상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지난 8년 동안 충북 학생들의 실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자신이 교육감이 되면 충북에서 인재가 많이 배출될 것이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약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충북에는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많은 인재가 생겨날 것이고, 글로벌 리더와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겠다. 이는 곧 도민의 자긍심이 되고 충북의 명예를 높이는데도 일조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윤 당선인의 이런 공약이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 나에게는 왜 허망하게 들릴까?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커버린 내 아이는 이미 인재나 글로벌 리더가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당장 중간고사를 앞두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아이에게, 또는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아이에게 "쓸데없는 생각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밖에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일까?

윤 당선인의 공약이 허망하게 들리는 학부모는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글로벌 리더', '노벨상 수상자', '사이언스 엘리트 파워 충북' 공약이 내 아이의 중간고사 성적과 친구관계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더 '빡쎄게' 공부를 해야 하는 현실에 한숨부터 나온다.

사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글로벌 리더가 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50여년을 살아보니, 글로벌 리더보다는 내 삶에 참 주인인 사람,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되길 더 바랄 것이다.

이쯤에서 윤건영 당선자에게 바란다. 인재·글로벌 리더 양성, 노벨상 수상자 배출도 좋지만 당장 중간고사로 머리를 쥐어뜯는 내 아이를 먼저 돌아봐 달라고. 당초 교육의 목적은 인재·글로벌 리더 양성,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 아니라 만족한 개인생활, 행복한 가정과 사회관계, 행복한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을 기르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윤 당선인은 앞서 "전 교육감이 이뤄놓은 사업 중 좋은 것은 이어가고 나쁜 것은 폐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디 어떤 것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인지 잘 가려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답은 교육현장에 있는 아이들, 아이들을 직접 교육하는 교사들에게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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