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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강연에 앞서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강연에 앞서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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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엄청 논란이 됐는데 실제로 학내에서는 (강연에 반대하는) 유형화된 움직임이 없습니다. 결국에는 자기들도 부끄럽다는 걸 아는 거죠."

18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강연이 열리기 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앞에서 '휠체어 바퀴가 빠지지 않는 지하철'이라는 피켓을 들고 연대 서명을 받던 서울대 2학년 변현준씨가 이렇게 말했다.

변씨는 "서울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혐오에 기반한 글에 대해 극히 일부의 익명 글을 두고 마치 '서울대는 이렇게 생각한다', '서울대는 전장연 활동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전장연의 활동에 대해) 학내에서 불편하다 말하는 사람은 봤지만 그 이상은 만난 적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가 박 대표의 강연을 전후로 4시간 가까이 지켜본 결과 서울대 학생을 비롯해 응원하는 시민들이 찾아왔을 뿐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비토'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0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교내 공익법률센터 전장연 박경석 초청 강연 실화?'라는 제목으로 "교내 메일함을 확인했는데 눈을 의심했다"면서 "여기 보시는 기자분들 기사화 좀 부탁한다. 날짜도 하필 5월 18일인 건 우연이 아닌 일부러 맞춘 거 아니냐"라는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다. 또한, 여기에 박 대표 강연을 비판하는 익명의 댓글이 십여 개 달렸다.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 박경석 대표 강연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는 것처럼 보도됐다. 스누라이프는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교원 등이 서울대 이메일 인증을 거쳐 가입해야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박경석 "우리는 정권 관계없이 투쟁해왔다"
 
강연장에 들어가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강연장에 들어가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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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대학교 공익법률센터 주관으로 열린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강연은 큰 호응 속에 진행됐다. 박 대표는 '장애 인권, 시혜에서 권리로'라는 주제를 놓고 "우리는 정권과 관계없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위해 투쟁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든, 윤석열 정부든 전장연은 변함없이 장애인 이동권과 복지 예산을 보장하라고 싸워왔다. 박원순 시장 때 가만히 있다가 오세훈 시장 때 갑자기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를 위시한 현 정권은 이전 정부 때 가만히 있다가 새 정부가 들어서니 집회를 여냐는 '갈라치기'식 화법을 쓰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되니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말이 너무 억울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3월 25일부터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수의 글을 올리며 비난을 이어갔다. 특히 3월 27일 이 대표는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면서 "또다시 지하철에서 시위를 예고하셨던데, 혹시라도 연막탄은 쓰지 마시길"이라고 쓰는 등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박경석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지하철 승하차 집회에서 이동권만이 아닌 교육‧노동권‧예산 보장까지 요구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동권과 교육‧노동권 등은 모두 연결된 문제"라면서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최종 학력이 중졸 이하인 장애인들이 40%를 넘는데, 이들은 학력이 낮아 노동할 기회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도 시민이고 인간이라고 외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장애인을 세금 축내는 격리 대상으로 바라본다. 이는 모든 국민이 도덕적으로 평등하다는 헌법의 가치가 실현되지 않는 사회를 방증한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지하철에서 지하철까지 시위를 이어오게 된 이유는 헌법 앞에서 인간의 평등한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잊히지 않기 위한 필사적 투쟁"이라며 "중증장애인 중심의 제도적 개선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권리 4대 법률(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제·개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은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신용산역 3번 출구 횡단보도에서 삼각지역 방면으로 도로행진, 4호선 삼각지역부터 혜화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박 대표 강연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강연 현장에는 서울대 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했고,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희망 참석자 40여 명은 온라인으로 강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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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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