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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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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4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9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김경율 회계사의 증인 채택 여부, 한동훈 후보자 쪽의 자료 제출 문제 등으로 회의가 격해지는 등 여야는 이날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당초 민주당 간사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은 사전 협의 끝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소위 '조국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와 '검수완박' 법안을 공개비판한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검찰 조직을 비판해온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4일 회의에서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김경율 증인'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맞장구를 쳤다.
 
송기헌 의원 : "최근에, 바로 어제 같은데... 이분이 SNS에 쓴 걸 보면... 죄송합니다. 우리 동료의원 이름을 거론해서 죄송한데, 본인 김경율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특정 단어로 확증편향을 가진 후 최강욱 으원놈' 이런 얘기를 SNS에 썼어요. 김경율 같은 분을 국회에 세우는 건 국회 스스로 우리 자신을 비하하는 겁니다. 김경율이란 분을, 이분이 많이 활동하고, 전문적 능력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의원한테 욕하는 분을 국회에 증인으로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종민 의원 : "맞는 얘기네, 보니까. 찬성! 아니 좀 제대로 된 사람을 증인으로 좀 해봐."

김경율 '최강욱 비하글' 논란... 옥신각신 끝에 채택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지난해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지난해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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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국민의힘은 여야 간사 협의 내용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수진 의원은 "우리끼리는 뭐 신뢰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합의했다고, 오늘 법사위 나오라고 해서 지금 어렵게 나왔다"며 "그런데 지금 와가지고 몇 분 의원님들이 이건 안 된다? 뭐하는 건가. 최소한 내부조율은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그는 "도무지 민주당 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할 건지 말 건지 분명하게 입장을 정하라"고 했다.

유상범 의원도 "임은정·한동수는 검사신분에도 공개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비난하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난을 무수히 받은 사람"이라며 "욕한 것보다 더 심하다. 공직자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상황 때문에 박주민 간사랑 하루 종일 통화해서 이뤄낸 걸 지금 와서 또 내부조율이 안 됐다고 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그럼 마음대로 하시라. 본인들이 안 하자는 것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에 권리가 있다. 그런데 적어도 국회에서, 딴데도 아니고 법사위에서 이런 분을 증인 신청했다고 하면 한동훈 후보자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법사위원, 우리 동료위원에게 'ㄱㅅㄲ', '의원놈' 이렇게 표현하는 분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것 아닌가"라며 "이런 사람을 굳이 불러야 하나. 저는 상식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번엔 박형수 의원이 "간사간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일일이 여기 와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면 간사간 합의는 왜 하는 것인가"라며 나섰다. 그는 "그쪽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증인들을 제시하지 않았나. 임은정, 한동수 어떤 분들인가. 이분들도 (우리가) 받아들였다"며 "그래서 반대급부로 김경율, 박영진 검사를 (민주당에서) 받아들였다. 그럼 받아들여야지 어떻게 얘기가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결국 박광온 위원장은 '10분 정회'를 선포했다. 오전 10시 44분, 다시 속개한 회의에서 여야는 논의 끝에 원안대로 김경율 회계사를 포함, 4명의 증인을 채택하기로 의결했다. 

자료제출 미비 지적, 자녀 '기부스펙' 관련 추가 증인 신청도...

그럼에도 신경전은 끝나지 않았다. 송기헌 의원은 이번엔 "한 후보자 쪽은 국회 자료 요구를 거부하거나 일괄 회피하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그는 배우자의 위장전입 의혹 관련 내용, 또 김앤장 소속인 배우자와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한 자료 등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자녀문제와 관련해 "조국 수사를 총괄한 후보자가 법사위가 교육부에 요구한 자료 제출을 거부해서 하나도 제출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한 후보자의 딸이 국외 대학 진학을 위해 '엄마 찬스'를 활용, A기업으로부터 노트북 50여 대를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했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한 후보자 배우자의 지인이자 해당 기업 임원인 B변호사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위원장은 "그 부분은 민형배 의원이 비교섭단체 소속이니까 여야 간사 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며 추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태그:#법사위, #한동훈, #인사청문회, #민주당,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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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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