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성의 한 농업단체는 무섭게 치솟는 인건비 경쟁에 대해, '농업 일용직 근로자 임금 자의적 인상 금지'라는 펼침막을 거리에 내걸고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홍성의 한 농업단체는 무섭게 치솟는 인건비 경쟁에 대해, "농업 일용직 근로자 임금 자의적 인상 금지"라는 펼침막을 거리에 내걸고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최근 농촌에서는 부족한 인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충남 홍성군 농촌은 농사 준비와 과수원 적화, 마늘, 양파 등의 수확시기가 겹치면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농촌인력이 선거사무소 선거운동원으로 뛰는 것 또한 인력난 이유 중 하나다.

금마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A씨는 "농촌에서는 선거보다, 농사가 더 급하다"면서 "요즘 선거로 인사 다니는 정치인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게다가 뜬구름 잡는 공약뿐, 농촌 인력수급에 대한 공약은 하나도 없다"며 "지역주민을 생각한다면 지금같이 일손 부족인 농촌에 와서 일이나 하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홍성군의 최근 일용직 노동자 일당은 남성 기준 16만 원 선으로 지난해 15만 원보다 올랐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이보다 2~3만 원 더 주고 있다. 

또한 올 초 여성 이주노동자 인건비는 하루 9만 원선이었지만 최근 10만 원~13만 원으로 상승했다. 남성 이주노동자는 이보다 2~3만 원 많은 15~16만 원이다.

이렇다 보니 본격적인 모내기 철이 되면 인건비가 20만 원까지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농민들은 '앞으로도 밑지고 뒤로도 밑지는 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홍성의 한 농업단체는 무섭게 치솟는 인건비 경쟁에 대해 '농업 일용직 근로자 임금 자의적 인상 금지'라는 펼침막을 거리에 내걸고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촌에서는 일당을 올려서라도 일손을 구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어려운 농가에서는 식구들이 총동원되기도 한다. 또한, 마을별 품앗이로 농사 준비를 하는 실정이다.

해외도시와 인력 수급 자매결연 맺었지만...
 
지금 농촌은 벼 육묘, 논밭갈기 등의 농사 준비와 과수원 적화, 마늘, 양파 등 수확시기가 다가오면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농촌은 벼 육묘, 논밭갈기 등의 농사 준비와 과수원 적화, 마늘, 양파 등 수확시기가 다가오면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지난 달 27일 한국쌀전업농 홍성·태안·서산·예산 등 회원 80여 명은 홍성지역 인력사무소를 찾아 인건비 상승에 불만을 쏟아냈다. 가뜩이나 부족한 일손에 이들이 인건비를 올리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지역 대학생들이 농촌 일손 돕기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달 30일 청운대학교 대학생 34명은 금마면 인산리 석산부락을 찾아 사과밭 적화, 고추묘 심기, 육묘작업 등 하루 동안 농활을 진행했다.

농민 A씨는 "농촌에서도 인건비를 올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농사시기를 놓치면 폐농할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비싼 인건비를 주고 사람을 구하고 있다. 그마저도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에 따르면 홍성군은 필리핀 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계절노동자 인력을 수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A씨는 현지 사정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주) 계절노동자 도입만을 믿고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갑자기 (계절노동자 입국도 어렵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홍성군이) 연락이라도 해주면 다른 곳에서 수급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이제와서 현지 사정이 어렵다고 하니 난감하고 황당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군 관계자는 2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법무부 등 관련 부서와 입국에 대한 협의는 끝난 상태"라면서도 "필리핀 자매결연도시와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인력수급을 장담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도시와 협의를 이어가는 것 외 (필리핀 계절노동자를 대체할) 대안은 없다"라며 "일손부족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치솟는 인건비에 대해서도 "지자체에서 인건비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태그:#홍성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