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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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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관저로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이 확정됐다. 취임 당일부터 보수 작업이 들어가는 관계로 작업 기간인 대략 한 달 동안 윤 당선자는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퇴근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3월 9일 대통령선거 이후 '대통령 관저'와 관련해 나온 발언들을 종합 복기해보면, '이랬다가 저랬다가'의 흐름이 보인다.

한 달 전 당선자가 직접 밝힌 관저 부지, 한 달 뒤 바뀌다

3월 20일, 윤석열 당선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관저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사용할 것'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대통령집무실 이전 TF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대해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제일 좋겠다"라면서 "한남동 6개 공관 중 규모에 관계없이 제일 안 쓰는 공관"이라고 말했었다.

당시 윤 당선자는 "공관을 리모델링하고 필요한 경호시설을 들이는 데 25억 원"이라면서 구체적인 비용까지 언급했다. 이 비용은 지난 6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집무설 이전을 위한 예비비 360억 원 중 '육국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명목 25억 원 그대로 반영됐다. 

육참총장 공관으로 결정 난 줄로만 알려졌던 관저 부지에 이상한 기류가 돌기 시작한 건 지난 4월 19일이다. 이날 '인수위 관계자'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47년 된 건물이다 보니 비도 새고 거의 재건축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생각보다 보수 소요가 너무 많아 어디로 갈지 몇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다음날인 4월 20일, 최지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경호나 의전, 리모델링 기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불합리한 점이 많은 걸로 확인돼 대안으로 외교장관 공관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다른 대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닷새 뒤인 4월 25일, 대통령집무실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외교장관 공관'으로 쐐기를 박았다. 윤 의원은 "외교장관 공관은 강경화 전 장관이 9억5000만 원을, 정의용 장관이 3억여 원을 리모델링 비용으로 써 상태가 괜찮다"며 "육군참모총장 공관보다 시간도 짧게 걸리고 예산도 덜 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자 배우자 김건희씨가 4월 16일 혹은 17일에 외교부장관 공관을 직접 둘러봤다는 사실이 22일 JTBC를 통해 보도됐다. 이 시기는 외교부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확정되기 이전의 일이다. 4월 24일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김씨의 방문에 대해 "(관저 부지가 결정된) 이후 (김건희씨가) 방문한 것이지, 먼저 가서 낙점해서 공관을 변경하는 데 고려했다는 점은 오보"라고 해명했다. 25일 윤한홍 의원 역시 "(TF가) 검토하고 나서 (김 씨가) 가보신 거다. 왜냐하면 직접 살아야 하는 집이니까"라고 말했다.

'급선회' 그리고 '외교부장관 공관 결정' 시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관저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유력 후보지로 놓고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인수위 관계자는 20일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검토하는지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고,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20일 촬영한 외교장관 공관 등 다수 공관이 들어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입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관저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유력 후보지로 놓고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인수위 관계자는 20일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검토하는지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고,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20일 촬영한 외교장관 공관 등 다수 공관이 들어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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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타임라인을 토대로 보면,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 윤석열 당선인으로 대표되는 인수위의 '납득 안 가는' 말 바꾸기다. 윤 당선자는 3월 20일에 '25억 원'이라는 리모델링 비용까지 제시했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선확정 후인 3월 10일부터 대략 열흘간 인수위가 한남동 소재 6개 공관을 검토해봤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때문에 예비비에 관저 리모델링 항목도 반영해달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윤 당선자가 직접 육참공관을 언급한 지 한 달 만에 '건물이 낡았고 비가 샌다'는 이유로 외교부장관 공관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당선일으로부터 40일, 육참총장 공관 결정일로부터 30일이 지나는 동안 검토의 어떤 기류 변화가 있었던 걸까. 이런 이유 때문에 '졸속 결정' '급선회'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둘째는 김건희씨 방문에 대한 인수위 측의 해명이 상충한다는 점이다. 김건희씨는 4월 16일 혹은 17일에 외교부장관 공관에 방문했다. 이를 두고 '김건희씨 낙점설' 같은 보도가 나오자 배현진 대변인은 "(관저 부지가 결정된) 이후 (김건희씨가)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4월 19일 '인수위 관계자'와 4월 20일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외교부장관 공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관저가 결론 났다면 '인수위 관계자' 등이 국민을 상대로 "검토중"이라고 한 말은 거짓말이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배 대변인이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누구의 발언이 진실일까.

태그:#윤석열, #김건희, #대통령 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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