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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
 세월호 참사 8주기.
ⓒ 김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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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시인은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쓴 추모시를 통해 "꿈에라도 돌아오시라"고 했다. "봄은 오고"를 연거푸 되니인 김 시인은 "여덟 해가 지나도록 / 몇 번이나 까치발 세워 너에게 가려"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유철 시인이 쓴 '추모시' 전문이다.

2022 여덟 번째 봄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시


김유철

봄은 오고
봄은 오고
봄은 오고
텅 빈 바다에 봄이 와도
여전히 생살이 베어나간 그 봄날의 슬픔

직선처럼 다가와 점이 되어
온 몸과 맘에 박히고 숨어버린
여덟 해의 아픔
막막한 시련과 외마디 기억
잠들지 않는 노란 파도들

엄마! 아빠! 라 불렀을
너와 너들의 소리는 잊히지 않고
밤하늘별이 되었다고
여덟 해동안 바라보던 그 하늘에
너는 없고
너는 없고
너는 없고

세월호를 맹골수도에 넣었던
그 패거리는 여전하고
곰팡이처럼 달라붙은 적폐는 시나브로 피어올라
또 다른 세월호를 먹이로 기다릴 뿐

세월이 그 바다에 멈춘 채
맹골수도를 바라보는 일은
팔 비틀린 등대처럼
불빛 사라진 터무니없는 일

여덟 해가 지나도록
몇 번이나 까치발 세워 너에게 가려
발목이 부러지고
허리가 내려앉고
진작 너를 업어야할 등짝은 마른 대추가 되었지만

삼백네명의 영혼들이여
여덟 번째가 여든 번 거듭 지나고
별자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 날과 그대들을 잊지 않으리니
꿈에라도 돌아오시라


김유철 시인 : 한국작가회의 회원, 삶예술연구소 대표, 경남도문화상(2019)‧아름나라문화상(2018)‧경남민족예술인상(2016) 수상, 시집 <산이 바다에 떠있듯이> <천개의바람> 외.

태그:#세월호 참사, #김유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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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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