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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 벌목 작업하다 발생한 중대재해 현장.
 4월 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 벌목 작업하다 발생한 중대재해 현장.
ⓒ 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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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 소재 벌목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는 무슨 잘못이 있었던 것일까.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인 가운데, 노동계는 현장 조사를 통해 '신호수'와 '응급조치 체계' 등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오후 2시 15분경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에서 발생했다. 노동자 ㅈ(56)씨가 넘어지는 나무에 깔렸고,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목숨을 잃고 말았다.

ㅈ씨는 사천시청 녹지공원과 소속 기간제(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당시 그는 다른 작업자들과 함께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산 기슭에서 기계톱으로 나무를 베어 넘어뜨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넘어진 나무의 잘린 부분을 보면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비스듬히 잘렸고, 아래 부분이 위 부분보다 더 낮게 되어 있어, 나무를 자르는 작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ㅈ씨도 나무가 넘어질 방향과 다른 안전구역에 있었다. 그런데 넘어지던 소나무가 옆 나무의 가지에 걸리면서 방향이 바뀌었고, 바로 ㅈ씨를 덮쳤다.

이번 벌목 현장 사망사고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의 첫 사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부터 시행되었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이 법 적용 대상이며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벌목 작업을 하는 사업주에 대해 안전조처 의무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벌목 현장 중대재해와 관련해 조사를 벌여 조만간 입장을 밝히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안국장은 일반노동조합 사천지회 등과 함께 12일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현장은 사고 이후 작업이 중지된 상태이며 넘어진 소나무를 비롯해, 작업자의 물품이 그대로 보존돼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안전 조치 미흡이 드러났다. 벌목은 6명이 한 조로 해야 하고, 당일 2개조가 작업을 벌였다. 총 12명이 투입되어야 하나 당일 1조는 5명, 2조는 4명이 작업했다. 그런데 2명이 오전에 조퇴를 하면서 사실상 7명이 작업하는 상황이었다.

'신호수'에 대해, 김병훈 국장은 "신호수가 처음부터 지정이 되었는지 의문이고, 신호 방법이 제대로 알려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흔히 작업자 중에 아무나 신호수로 지목해서 하는 방식이라면 훈련을 받지 않고 하기에 위험하다. 이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사천에서 올해 벌목 작업 중 2건의 사고가 더 발생했고, 당시 작업자의 평균 연령이 70세라 한다"며 "작업 지시부터 안전관리까지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사천시가 위험의 외주화를 해온 게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119 구급대 출동 체계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훈 국장은 "사고가 난 지점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혼동이 있어 119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했다. 그는 "위험한 작업을 하기 전에 미리 119에 현장 위치를 알려주고, 그래서 사고가 나면 즉시 출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전 응급조치에 대한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천시 안전녹지과 관계자는 "담당 팀장이 있고, 당일 작업이 여러 군데 벌어졌고, 한 곳만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119 구급대 출동과 관련해 그는 "산 중턱에서 작업이 진행되었고 서로 현장 위치를 알려주는 데 착오가 있었다"며 "앞으로 사전 안전체계 마련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호수에 대해 사천시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대개 신호수는 도로 작업할 때 투입되고 벌목 현장은 일반 사업장과 다르다"며 "사고를 당한 작업반장이 사전에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 현장에서 호루라기, 안전모 등 관련 장비 지급은 다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그는 "작업자는 60세 이상이 많다. 벌목 작업자가 잘 뽑히지 않으니까 경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하다 보니 연령이 높아지게 된다"고 했다.

이번 중대재해에 대해 부산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과에서 조사를 맡고 있고, 사천시청 관계자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조사중에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입장이 없다"며 "아직 입건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4월 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 벌목 작업하다 발생한 중대재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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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 벌목 작업하다 발생한 중대재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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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벌목 작업, #중대재해, #사천시청,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산고용노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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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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