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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주 봉선동 모 아파트가 은은한 안개에 잠겨있다.
 13일 광주 봉선동 모 아파트가 은은한 안개에 잠겨있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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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0.73%p(24만 7077표) 차이로 초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광주지역 일부 시민들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는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광주 남구 봉선2동에서 득표율 21.87%를 기록했다. 이는 윤 후보의 광주 동별 득표율 1위에 해당한다. 윤 후보는 봉선2동 제5투표소에서 39.11% 득표했다. 광주 전역에서 평균 12.72%를 득표한 점을 감안해보면, 사실상 평균의 3배를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한 셈이다.

불로초등학교에 마련된 해당 투표소는 호가 15억 이상 아파트 3곳 사이에 위치했다. 호가란 매도인이 부르는 가격을 뜻한다.

비싼 아파트가 들어선 동일수록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광주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현재 광주에는 호가 기준 10억 원이 넘는 매물을 포함한 아파트 단지가 40곳 존재한다. 북구(2곳), 동구(3곳), 광산구(7곳), 서구(10곳), 남구(18곳) 순으로 많다. 광주 남구의 호가 10억 원 이상 아파트 18곳 중 17곳이 봉선2동에 위치한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윤석열 후보는 봉선1동에서 득표율 12.94%를 기록했으나 봉선2동에서는 득표율 21.87%를 기록했다.
 
광주 남구 봉선2동 일대의 부동산 매물이다.
 광주 남구 봉선2동 일대의 부동산 매물이다.
ⓒ 네이버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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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유의미하게 고가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는 지역은 남구 봉선동을 제외하면 광산구 수완지구 일대(6곳)와 서구 상무지구 일대(5곳)였다. 이 세 곳에 호가 기준 10억 이상 아파트 40곳 중 28곳이 몰려있다.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은 어땠을까?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는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13.28% 득표했다. 수완동 제3투표소에서는 11.2% 득표했고, 제4투표소에서는 12.2% 득표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제8투표소에서는 19.1% 득표했고, 제9투표소에서는 20.6% 득표했다. 해당 투표소들은 고급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 광산구 수완동 투표 결과 역시 아파트값에 따라 윤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윤석열 후보는 광주광역시청 소재지인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14.4% 득표했다. 윤 후보는 치평동 관내사전투표에서 12.99% 득표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치평동 제1투표소에서 18.2% 득표했고, 제3투표소에서는 19.7% 득표했다. 이곳 역시 호가 기준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곳이다. 윤 후보는 치평동에서는 득표율 14%를 넘겼지만, 구축 아파트가 모여있는 상무1동에서는 12.5% 득표했고, 상무2동에서는 12.05% 득표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사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사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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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들은 어떨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14.2% 득표했다. 그러나 화정2동 제4투표소에서는 19.7% 득표했다. 이곳은 역시 호가 기준 10억 원이 넘는 매물이 포함된 유명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곳이었다.

광주 북구에서는 아파트값과 윤 후보의 득표율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는 곳이 발견되지 않았다. 광주 동구에는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곳이 두 곳 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 동구 계림1동에서 15.6% 득표했다. 그런데 계림1동 제3투표소에서는 20.7% 득표했다. 해당 투표소는 계림8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2020년 9월 완공된 A 아파트 인근에 위치했다. A 아파트에도 호가 기준 10억 원이 넘는 매물이 있었다.

윤석열 후보는 광주 동구 학동에서 19.3% 득표했다. 이는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 17곳이 몰려있는 봉선2동에 이어 광주 전역에서 '동'을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이다. 윤 후보는 학동 제2투표소에서 28.1% 득표했다. 해당 투표소 인근에는 학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2017년 1월 완공된 B 아파트가 존재했다.

그러나 B 아파트를 감안하더라도 윤 후보가 학동에서 받은 득표율은 굉장히 높은 편에 해당한다. 윤 후보는 학동 양옆에 붙어있는 서남동(18.6%)과 학운동(16.9)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 3개 동에서의 윤석열 득표율은 지난해 6월 '학동참사'로 인한 민주당 민심 이반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윤석열 향한 광주표 12.72%에 담긴 의미는?).

태그:#광주 윤석열 득표, #봉선동 윤석열, #봉선동 국민의힘, #광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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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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