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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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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내부로부터 더 강한 저항이 있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자신때문이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 전 부위원장의 물음에 윤석열 후보는 사실상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날 오후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내 잘못이다. 특히 젠더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
 
즉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 자체가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일이며, 젠더문제에 있어 기성세대에 치우친 그릇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신 전 부위원장이 사퇴문에서까지 "어디에 있든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한 반면 윤 후보는 그를 '손절'한 셈이다.

영입 때는 "민주주의 실현", 지지율 하락하니 "없어도 될 논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후보.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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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신 전 부위원장을 영입할 때랑은 전혀 딴판이다. 신 전 부위원장을 영입한 지난 12월 20일, 윤 후보는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신 전 부위원장에 대해 "대화해보면 국민의힘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생각 다른 사람들이 같은 정당 안에 있으면서 그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 도출돼야 민주주의 실현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을 민주주의 정당의 실현으로 추켜세웠다.

같은 날 강원 철원군에서 공공산후조리원 방문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신 전 부위원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99가지가 다르더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 생각만 일치한다면 우리 모두가 손잡고 동참해야 한다"면서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에 호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젊은 남성 지지층을 필두로 신 전 부위원장을 향한 반대 여론이 강해지고 지지율 하락이 눈에 띠게 가속화되자 윤 후보는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이 잘못된 판단이라며 정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비단 신지예 영입만이 지지율 하락 원인일까 

하지만 윤 후보는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이 "없어도 될 논란",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이라고 했을 뿐, 그것이 왜 없어도 될 논란이며 왜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인지도 설명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지율이 떨어지니 잘못이라고 사과하는 꼴이다.

윤 후보가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을 정말로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한다면 윤 후보가 신 전 부위원장을 영입할 때 내세운 이유 역시 잘못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정권교체라는 기치 아래 함께 하자는 '대의명분'을 잘못이라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신 전 부위원장의 사퇴는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이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이라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격한 발언에서 보이듯 정치적 비전보다 반민주당 정서만을 자신의 무기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멈출 줄 모르는 실언 논란은 덤이다.

이번 신 전 부위원장 사태를 둘러싸고도 윤 후보는 자신이 영입한 인물을, 어떠한 신념이나 정책에 따라서도 아니라, 단순히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내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역시 윤 후보가 정치적 신념이나 정책에 기반한 정치인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한다.

윤 후보는 3일 오전 일정을 마지막으로 향후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정을 잠정 중단하면서까지 선대위 쇄신을 도모하는 분위기지만 정작 쇄신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어 보인다. 

태그:#윤석열, #신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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