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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을 통해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관련 의견수렴, 토론회를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을 통해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관련 의견수렴, 토론회를 열었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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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행정 예고하며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부실·졸속 논란에 휩싸였다. 소통하겠다면서도 지자체나 시민단체, 주민에게 이 사실을 제대로 홍보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감기 수만년 핵폐기물 처리계획 소통, 이래도 됩니까"

산업부는 지난 17일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의견수렴, 토론회를 열었다. 이보다 열흘 전 행정예고를 통해 "전문가 논의와 국민 의견수렴을 위해 토론회를 열겠다"라고 한 약속의 후속 대책이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 달리 이날 의견수렴, 토론회는 학계와 정부 인사로만 채워졌다. 2차 기본계획안을 보면 핵발전소 부지에 건식저장시설을 확충해 고준위 핵폐기물을 보관하게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역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해당사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 형태로 행사 중계가 진행됐으나 댓글 참가자는 소수에 머물렀다. 지역 주민과 지자체, 시민단체는 사실상 배제됐다.

이는 준비과정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산업부는 이번 행사를 마련하면서 개최 사실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다. 13일자 산업부 홈페이지 등 공지사항 게재가 전부였다. 언론을 통한 보도자료 배포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별도의 온·오프라인 알림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토론회 현장에서 산업부 사무관이 투명한 정보공개, 소통, 주민 참여 등을 말했지만, 말뿐인 상황이었다.

결국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왔다. 토론회 패널인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박사는 "사회적 수용성이 중요한 이슈임에도 산업부가 기술 중심 패러다임에 갇혀있다"라고 지적했다. 은 박사는 "재검토위 파행을 봤음에도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2차 기본계획도 파행으로 끝날 수 있다"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행사가 끝나자 원전 밀집 지역에 속해 있는 지역 단체는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재검토에 이어 또다시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을 제외했다. 의견수렴·토론회에 초대받지 못했고, 실시간 접속자도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라며 면피성 행사를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진 핵폐기물 관련 환경단체 퍼포먼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진 핵폐기물 관련 환경단체 퍼포먼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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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울산시 등 원전 주변 지자체의 반발도 거셌다. 계획이 확정되면 원전 지역이 그대로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울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21일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부가 주변 지역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무시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기장군도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앞서 오규석 기장군수는 "주민 동의 없는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용납할 수 없다"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국민의힘도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졸속 추진이 되고 있다"라며 공개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정부가 허둥지둥 준비한 '온라인 토론회'는 원전 지자체와 주민들을 배제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라면서 "형식적 토론회에서 '날치기 꼼수'를 생생하게 목격한 주민들의 불안이 오히려 더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비판이 쇄도했지만, 산업부는 군색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산업부, 원자력환경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했고, 원전 소재 지역의 공무원들에게도 유선으로 내용을 전했다"라며 "최대 고준위 핵폐기물 단체인 고준위전국회의 쪽에도 사전에 인지가 되게 했다"라고 말했다. '요식행위' 논란에 대해서는 "17일 행사가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방사성 물질 반감기만 수만 년에 달하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 저장이 포화상태로 치닫자 처분 방법을 모색해왔다. 최근 김성환 민주당 의원 등 24명이 '고준위 특별법안'을 국회에 발의했고, 산업부는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모두 원전 사업자가 중간저장시설까지 원전 내 저장을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원전 지역은 "한시적 조건을 달았지만, 사실상의 영구처분장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2중 고통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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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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