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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20일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20일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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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심상치않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일정 문제가 '이재명계' 대 '비이재명계'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민주당 소속 의원 60여명은 지도부에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다. 주제는 하나, 대선 경선 일정 문제다. '대선 180일 전 후보를 뽑는다'는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치른다면, 휴가철과 맞물려 국민 관심을 끌기도 힘들뿐더러, 국민의힘보다 2달 정도 먼저 후보를 정하면 일방적으로 검증과 비판을 이겨내야 한다는 이유다. 이번 의총 소집 요구는 주로 이낙연계와 정세균계에서 주도한다고 알려졌다.

이재명·송영길 발언에 갈등 본격화

갈등의 조짐은 있었다. 지난 15일 이재명 지사는 6.15공동선언 기념 토론회에서 '경선 연기론'을 두고 "가짜 약장수들이 묘기를 부리거나 희귀한 동물을 데려다가 사람을 모아놓고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곧바로 '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16일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 이 발언을 두고 "의원들의 건강한 토론 자체조차 봉쇄하겠다는 폐쇄적 인식"이라고 반발했다. 

계파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송영길 대표가 "18일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하자 불길이 번졌다. 송 대표는 17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게 (당헌당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라 정무적 판단(을 하면 된다)"며 "당헌당규 해석 결정은 당 대표와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행동에 돌입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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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지도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낙연계' 전혜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18일 페이스북에 2001년 노무현 후보가 4월 선출된 뒤 정권·당·후보지지도 하락에 단일화까지 치르며 당선됐다고 설명한 뒤 "많은 당원과 국민 속에서 경선을 치루고 대선 승리를 해내야 한다"며 경선 연기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길 기다리겠다"정도만 말하는 전면에 나서고 있진 않다. 

줄곧 경선 연기를 주장했온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선은 상대가 있다. 상대가 어떻게 하고 있는가도 고민해서 이쪽(민주당)의 전략과 전술이 나와야 된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헌당규 개정사항 아니냐'는 질문에는 "'필요하면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혀 개정사항이 아니다"라며 "이것을 그렇게 연결시켜서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재명·박용진은 부정적... 김경수 "정리해야"

반면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전날 밤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광주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무고한 시민들이 죽고, 이천 물류센터에선 불이 나 소방관이 고립되고, 민생의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집권여당에서는 오직 특정인, 특정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의총 소집 연판장이나 돌리는 행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대선 실패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탐욕적 이기심의 끝이 어딘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선 주자, 박용진 의원 역시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후보들간 유불리를 놓고 다투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생겨 아쉽게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이런 일이 오기 전에 빨리 정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더 끌고 가면, 국민들이 '자기들끼리 문제에 저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구나' 라고 볼까봐 걱정"이라며 "(오늘 오후 2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못할 얘기 없다. 다 해야 한다. (이후에 빨리) 결론은 내야한다"고 덧붙였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에서 그런 이야기(경선 연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있겠나"라며 "정리를 한 번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과거 사례 등을 보면, 원칙을 토대로 후보들 간에 끊임없이 합의하며 경선을 치렀다"며 "어떤 방안이 대선 승리에 도움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후보들 간에 협의해나가면, 다양한 목소리들도 충분히 수렴하며 경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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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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