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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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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조금만 더 견뎌주십시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인다"라고 말하자, 백신 접종률이 7.2%인데 무슨 소리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근거가 있다. 한국의 객관적인 상황을 들여다보면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망률과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OECD 37개국 중 35위이다. 일일 확진자는 500명대로, 집단면역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영국(2000명대)과 미국(4만 명 이상), 옆 나라 일본(5000명대)과 비교해서 방역 상황이 월등히 낫다. 우려했던 4차 유행 역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등으로 록다운 없이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초반에는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 우려했지만, 4월 중순부터 속도를 내면서 정부의 1차 목표인 300만 명 1차 접종을 달성했다.  2차 목표는 6월 말까지 1300만 명 1차 접종이다. D-Day를 6월 30일로 잡을 경우, 11일이 D-50이 된다. 계획대로 50일 동안 접종이 이뤄질 경우 전 국민의 약 25%에게 접종하게 된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도 접종을 시작한 지 네 달이 지난 시기에 국민 1/4에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다만 25% 접종선을 넘어섰음에도 여전히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는 유럽과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유행이 크지 않고, 전파력이 빠른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지 않은 가운데 1/4이 백신을 맞게 되면 확진자 규모는 현재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당장 위증중 환자와 사망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연령층 위주의 접종이 이뤄질 경우, 의료체계 여력도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층 접종 마치면 사망자 현저하게 줄어든다
 
75살 이상 어르신들이 29일 오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위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 접종센터에 들어가고 있다.
 75살 이상 어르신들이 29일 오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위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 접종센터에 들어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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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고령층에게 훨씬 위험한 병이다. 10일 현재 사망자 1875명 중 80세 이상이 55.2%, 70~79세가 28.32%, 60~69세가 11.73%다. 60세 이상에서 95%가 넘는다. 

치명률을 살펴보면 80대 이상에선 18.85%, 70~79세에서는 5.80%, 60~69세에서는 1.12%다. 하지만 50~59세 0.27%, 40~49세 0.07%, 30~39세 0.04%, 20~29세 0.02%, 20대 이하는 사망자가 없었다. 현재 위중증 환자 161명 중 80대 이상이 23.6%, 70~79세가 40.37%, 60~69세가 18.63%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고령층 접종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알려주는 지점이다.

정부가 2분기 백신 접종 계획에서 65세→60세로 접종 연령대를 확대한 것 역시 1차 접종만으로도 일정 기간 백신 효과를 보는 만큼, 최대한 고령층을 많이 접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경우도 1월에 최대 1800명을 넘어섰던 하루 사망자 수가, 고령층 1차 접종을 마치고 백신의 예방 효과가 발생하는 3월부터 100명대로 감소했고, 3월 말부터는 두 자릿수대로 들어섰다. 

한국은 감염률이 낮아 항체가 있는 국민이 많지 않다. 집단면역을 온전히 백신 접종으로만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집단면역 달성'은 유럽보다 더 힘들 수 있다. 다만 확진자 수가 적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발언처럼 '덜 위험한 질병'으로 만드는 일은 빨라질 수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역시 4월 30일 중앙재난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6월 말까지 1000명 이하로 유행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순조롭게 진행(1300만 명 접종 달성)되는 경우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가 달성된다면 7월 중에는 거리두기 체계를 새롭게 개편하고 사적모임 금지, 운영시간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를 완화할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7월부터는 더욱 일상회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정은경 청장 "백신 수급 문제없다" 강조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정부가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백신 25만 회분(12만5천 명분)을 UPS 화물 항공기에서 옮기고 있다.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정부가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백신 25만 회분(12만5천 명분)을 UPS 화물 항공기에서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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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문제는 '백신 수급'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5월 27일부터, 화이자는 5월 셋째 주가 지나야 본격적인 '대량 접종'이 시작된다. 그전까지는 2차 접종에 집중하게 된다. 정부는 하루 최대 150만 명 접종 가능한 인프라를 만든다고 밝혔고, 실제 지난 2020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하루에 최대 209만 명까지 접종한 것을 감안한다면, 일단 백신만 확보되면 된다. 제때 물량이 공급되느냐가 6월 1300만 명 접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백신 불안 속에서도 정부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6월 말까지 1300만 명 이상 접종할 계획이고, 9월 말까지 접종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쳐,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 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에,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우리의 방역 상황에 맞추어 백신 도입과 접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5월 14일부터 6월 첫째 주까지 723만 회분의 공급 일정이 확정되어서 매번, 여러 번 분산돼서 물량이 들어올 예정이고, 5월 14일 첫 번째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 일정이 확정되어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에 대해서도 "계획된 물량이 예정대로 공급될 일정이 확정되어서 진행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제약사가 이제껏 계약을 위반해 공급이 위반된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백신 접종 효과로 인한 확진자 감소, 6월 이후에는 가능할 것"

전문가들도 예정대로 1300만 명 고령층 접종이 이뤄질 경우, 6월 이후 확진자 감소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재는 백신 접종을 통한 확진자 감소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6월 이후, 7~8월이 되면 확진자 감소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도 사망자 감소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사망자 1/3은 요양병원에서 일어났는데, (접종 이후)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의 사망이 아주 획기적으로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14일 방대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의 확진자 수는 1412명이었지만, 지난 3월에는 34명으로 줄었다. 사망자 역시 172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OECD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백신 확보율이나 접종률이 늦은 것은 분명하다"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물량을 확보했다고 했으니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은 아니라고 보고, 정부도 일단 1300만 명 접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감염자가 많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운영되고 국민들도 잘 참여해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6월은 아니고,  2차접종까지 마친 이후에 보다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태그:#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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