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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결정에 대해 '내가 바로 사각지대다'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결정에 대해 "내가 바로 사각지대다"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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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만난 박민수·신정웅씨는 "아르바이트생 역시 코로나로 피해를 보는데, 정부 재난지원금은 아르바이트생을 모른 척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만난 박민수·신정웅씨는 "아르바이트생 역시 코로나로 피해를 보는데, 정부 재난지원금은 아르바이트생을 모른 척 한다"고 호소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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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38·가명)씨는 지난해(2020년) 4월,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취업했다. 같은해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매장 관리자는 그의 근무시간을 줄였다.

일주일에 3~4일, 하루 5시간을 일하고 받던 월급 50여만 원이 30여만 원으로 줄었다.  박씨는 "집은 강북이고 매장은 강남이라 출퇴근만 1시간이 넘었는데, 아이의 유치원비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이 코로나로 휴원했다. 아이를 돌봐야 했던 박씨는 11월,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코로나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사라졌지만,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이들의 피해를 보상해주지 않았다. 정부가 지급기준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보편지급이 아닌 선별지급으로 방향을 잡은 탓이다.

1차 재난지원금을 제외한  2, 3차 재난지원금은 피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선별 지원' 방식이었다. 2차 재난지원금(고용안정지원금)을 받으려면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12월~2020년 1월 고용보험 가입일수가 열흘을 넘겨선 안 됐다. 3차 역시 2020년 12월 24일 기준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적 있는 사람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정부는 중복지급을 막기 위해 고용보험 가입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두 달 동안 열흘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된 노동자들의 경우 실업급여 등의 혜택을 보기 때문에 중복 수급의 위험이 있다는 거였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오는 24일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이 역시 선별 지급돼 고용보험에 가입된 아르바이트생이 재난지원금을 받기는 쉽지 않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던 이들이 '재난지원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건 이 때문이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만난 박민수·신정웅(48·알바노조 위원장)씨는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할거 같나. 아르바이트생을 자르거나 이들이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생 역시 코로나로 피해를 보는데, 정부 재난지원금은 아르바이트생을 모른 척 한다. 재난지원금은 선별지급이 아니라 보편지급돼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매출 감소하자, 알바 시간을 줄였다" 
 
신정웅씨는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집회할 시간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신정웅씨는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집회할 시간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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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웅씨는 2019년까지 세곳에서 아르바이트 했다. 오전에는 IT관련 아르바이트를 했고, 야간에는 두 곳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했다. 신씨가 일했던 패스트푸드 매장은 학원가에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로 학원이 휴원하거나 비대면수업을 이어가자 자연스레 손님이 줄었다.  그러자 매장관리자는 신씨의 근무 시간과 출근 횟수를 줄였다. 박씨와 같은 상황이 펼쳐진 것. 한곳 당 평균 월 100여만 원이던 신씨의 월급은 30만 원, 70만 원으로 들쑥날쑥해졌다. 그마저도 코로나 1차·2차·3차 대유행을 겪으며 일자리가 줄어, 현재 그는 아르바이트 한 개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지속되자 자영업자는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을 줄였다. 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등을 한 번이라도 고용했던 자영업자는 전체(552만 3000명)의 24.4%인 134만 8000명에 불과했다.(2020년 11월 30일 기준) 2019년 자영업자 145만 2000명이 직원을 고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만 명 넘게 줄어든 수치다. 

올해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은 지난 1월 임시·일용 노동자의 수를 499만 5000명으로 추정하며, 2020년 1월(579만명) 대비 79만 5000명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임시직 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1년 미만, 일용직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근로자를 뜻한다. 

신씨는 "코로나로 아르바이트생 역시 피해를 입었지만, 이를 보상해주는 정부 대책은 부실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신씨가 재난지원금을 받은 건 딱 한 번이다. 1차 재난지원금이 전국민 대상의 '보편 지원'이었기 때문에 그도 4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서울시는 2020년 3월, 코로나로 기존의 아르바이트·시간제·일용직 등 단기근로직을 비자발적으로 그만두게 된 서울 거주 미취업 청년(만19∼34세)에게 월 50만원의 청년수당을 2개월간 지급했다. 하지만 그는 나이가 만 34세가 넘어 받을 수 없었다. 


"치킨 4개월 전에 먹은 게 마지막"
 
박민수(가명)씨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민수(가명)씨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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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재난지원금은 어떤 의미일까. 신씨는 "평소 끼니를 거르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재난지원금으로 식당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수씨는 재난지원금을 '희망'에 비유했다. 3인 가족인 그가 재난지원금을 받은건 1차때 80만 원이 전부다. 이후 서울시가 지난해 5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했지만, 박씨는 아동수당을 받는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난지원금으로 다섯살 아이 내복을 샀어요. 가족끼리 고기 들어간 반찬을 먹었고요. 1차 재난지원금을 받았을 때, 정부가 나를 위로하는 거 같았어요. 조금 더 살아보라는 희망 같은거요. 그러다 2·3차 재난지원금 대상이 안 되니까 코로나라는 재난을 나 혼자 견뎌야 하는구나 싶었죠."

박씨는 "얼마 전, 장을 보러 갔는데, 대파가 한 단에 8000원이라 사지 못했다. 아이 유치원 숙제도 있고해서 집에서 대파를 키우며 자랄 때마다 잘라 먹고 있다"면서 "오늘 아침에도 양파를 아끼느라 4분의 1도 안 되는 양을 계란국에 넣었다. 아이에게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을 고려해 재난지원금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기준을 일부 완화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은 방역조치 강도 등을 기준으로 5가지 유형으로 버팀목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월 2일 집합금지가 연장된 수도권 내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유흥주점 등 11개 업종이 500만 원을 받는 식이다. 한 사람이 지원조건에 맞는 사업장을 여럿 운영하면 사업장 개수에 따라 최대 2배까지 지원금을 받는다. 기존에는 1곳만 지원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에 대해선 '고용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기준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 때문에 알바노조는 지난 10일 "역대 최대의 재난지원금이 쏟아지는데도 사각지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라며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 개선을 호소하기도 했다. 신정웅씨의 마지막 말이다. 

"생각해보니까 삼겹살을 먹어본 지 6개월, 치킨을 사먹은 지 4개월 됐더라고요.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시기에 가난한 사람에게는 음식 자체가 사치가 되는 순간들이 찾아와요. 소상공인도 당연히 고생이 많죠. 소상공인이 모여 집회를 하면 또 여기 목소리를 참고해 지급기준이 완화되기도 해요. 4차 재난지원금 기준이 완화된 게 대표적이죠. 알바생들은 자체가 사각지대지만, 집회하기도 쉽지 않아요. 이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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