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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연구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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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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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마무리 시점에서 계약을 해지당한 중소기업 소속 직원이 정부 출연기관 연구소의 갑질을 멈추게 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자신을 중소기업 직장인으로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공기관 횡포, 당해야만 하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용역계약을 통한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최근 '시스템 품질이 떨어져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며 "갑질을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이 재직 중인 A업체는 지난 2019년 10월 경쟁입찰에 의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대전시 유성구)와 신규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연구소는 시스템 품질이 낮아 완성되더라도 활용이 어렵다며 용역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요구액 9억 5000만 원, 총사업비 11억 원), 이후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알리는 공문을 업체에 보냈다. 연구소가 현재까지 업체에 지급한 돈은 8억 4400만 원이다.(관련기사 : 공정률 90%인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계약해지 논란 http://omn.kr/1sdwo).

청원인은 "연구소가 발주한 제안대로 시스템 구축을 시작하자마자, 연구소의 각 부서에서 '시스템 설계를 왜 이렇게 했냐'는 항의가 빗발쳤다"며 "'요구사항을 받아 설계를 다시 하라'고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애초 시스템 설계는 연구소 측이 했는데, 사업이 시작되자 시스템 설계부터 다시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각 부서 담당자의 요구를 받아 개발이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관리·감독 부서가 '각 부서 담당자 요구사항은 무시하고 시스템을 재설계해 다시 개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수용하고 개발에 몰두,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부서 담당자가 업무 정의를 잘못 주는 바람에, 그룹웨어를 제외한 전체 시스템(12개 시스템)을 4주 정도의 시간을 들여 수정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시스템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전체 시스템에 대한 통합테스트 과정(지난해 12월 초)에서 천인공노할 갑질이 시작됐다"며 "연구소 직원끼리 한 화면을 놓고 3시간 넘게 업무가 맞는지 틀리는지, 빠진 건 없는지를 협의했다"고 말했다. 개발이 다 끝난 시점에서 때늦은 협의를 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는 것이다. 이어 "통합시스템 테스트 이후 추가 요구사항 1000여 개, 신규 요구사항 400여 개가 쏟아져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구소 측의 끝없는 요구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추가 인력 투입 등 인건비로 현재까지 (계약금액보다 많은) 14억 3000여만 원(일반경비 제외 금액)을 투입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시스템 품질이 떨어져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스템 품질은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자신한다"며 "그런데도 연구소 측 주장대로 품질이 떨어졌다면 수시로 업무에 대해 신규 요구와 변경, 수정을 요구한 연구소 측에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갑질을 막기 위해서는 '갑'이 '을'에게 제안요청서와 다른 요구를 하거나, 설계가 끝나 (일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을 요구하지 못하게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100명 이상 사전 동의해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용역업체 주장 사실과 달라... 법정에서 다투겠다"

국민청원 글과 관련해 연구소 측은 <오마이뉴스>에 "용역업체의 주장은 사실과 달라 동의하지 않는다"며 "(귀책 사유가 용역업체에 있다는) 입증 자료를 모두 가지고 있는 만큼 이후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연구소 측은 A업체가 계약 이후 지금까지 구축한 서버의 품질이 낮아 완성되더라도 활용이 어렵고, 용역계약 이행 지체와 문제 시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손실을 끼쳐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한다.

2000년 창단한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부설기관이자 지식경제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정보통신 기반시설 등의 보호를 위한 기술 개발·지원이 주요 업무다.

태그:#국가보안기술연구소, #시스템구축,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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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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