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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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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함부로 말을 해!"
"반말하지 마세요! 왜 반말하십니까!"


고성만 오간 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범보수‧야권의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가 난항에 빠졌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측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전날에 이어 12일 오전 제3차 실무협상단 회의를 했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협상 재개 시점도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당초 세웠던 단일화 일정표 역시 불투명해졌다.

"기본적인 예의가 안 됐다" vs. "왜 자꾸 억지 부리나"

시작부터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 모인 양측은 훈훈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오늘은 우리가 손님으로 왔다"라며 "앞서가는 후보 사무실에 왔으니까 손님께 통 큰 논의를 해주십사 부탁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역시 "정양석 총장께서 말씀하는 취지와 바람들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추가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협상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협상 테이블은 점심시간 이후로도 계속됐고, 회의장을 오가는 협상단은 대기하는 기자들에게 말을 아꼈다.

결국, 회의장 안에서 오가던 고성이 밖에까지 들리게 됐다. 토론횟수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 같더니, 회의장 안으로부터 "그렇게 이야기하시면 안 된다" "기본적인 예의가 안 됐다" "왜 자꾸 억지를 부리는 거냐" "무능해서 못 따라온다" 등 날선 외침이 새어 나왔다.

결국 협상이 시작된 지 4시간여가 흐른 뒤, 국민의힘 측이 먼저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정양석 사무총장은 "오늘 발표할 게 없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고성이 오간 이유, 협상 재개 시점 등에 대한 기자들 질문이 이어졌으나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이태규 사무총장 역시 기자들 앞에서 "따로 말할 게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가 토론회 횟수, 토론 방식, 여론조사 방식 문제 등 여러 가지를 폭넓게 의견 교환해서 일부 근접한 것도 있고, 생각이 정리 안 된 부분도 있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논의하는 관점에 있어서 언성이 높아진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언성이 높아진 게) 특별히 합의를 못 본 이유는 아니다"라고 감정싸움으로의 해석을 경계했다. 대신 "저희(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일괄해서 타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단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그런 문제를 푸는 데 합의를 못 봤다. 다음에 만나 논의하겠다고 하고 (협상을)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14일 비전 발표회도 무산 위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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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측의 실무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향후 단일화 일정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당초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일(18~19일) 이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토론회에서 앞서 비전 발표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비전 발표회는 오는 14일에 여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날 이태규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내용들은 상대방과 이후의 협상이 계속해야 돼서 말씀드릴 수 없다"라면서도 "추가적으로 논의할 부분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비전 발표회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향후 TV토론과 여론조사까지 생각하면 후보등록일까지 단일화 마무리가 상당히 어려워진 셈이다.

다만, 당장 내일이라도 협상이 재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태규 사무총장이 그렇다고 답한 만큼, 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태그:#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오세훈,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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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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