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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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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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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 주요 대학들이 대규모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1학년도 지방거점국립대 정시 경쟁률이 발표되자 일부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탄식을 쏟아냈다. 경북대학교(3.11대 1), 부산대학교(3.24대 1), 충북대학교(4.27대 1) 등 9개 지방거점국립대 중 전남대의 정시 경쟁률이 '2.7대 1'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가·나·다 총 3개 군에 나누어 지원할 수 있는 정시 특성상 3대 1 미만의 경쟁률은 사실상 정원 미달로 평가받는다. 

이는 실제 전남대 신입생 모집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전남대에서 총 140명의 정원 미달 인원이 발생했다. 전남대 용봉캠퍼스 83개 학과 중 4개 학과에서 미달 인원 4명이 발생했고, 여수캠퍼스에서는 27개 학과 중 22개 학과에서 136명의 미달 인원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정원 미달 사태는 비단 전남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광주·전남 지역에 위치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는데 실패한 상황이다.

광주의 대표적인 사립대학인 조선대학교는 총 정원 4350명 중 4222명이 등록해 76개 학과 중 32개 학과에서 128명의 정원 미달이 발생했다. 호남대학교는 총 정원 1689명 중 1520명이 등록해 40개 학과 중 18개 학과에서 169명의 정원 미달이 나왔다. 순천대학교는 총 정원 1641명 중 1473명이 등록해 53개 학과 중 32개 학과에서 168명의 정원 미달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지방대 정원 미달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를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총 49만2433명으로 국내 대학 정원 55만5774명 보다 적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방대학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지역 떠나 서울로 가는 이유도 대부분 일자리 문제" 

5일 지방대 소멸 문제와 관련해 조선대를 자퇴한 후 최근 취업한 A씨와 올해 목포대에서 전남대로 편입한 B씨를 인터뷰했다.

- 왜 대학 자퇴를 결심하게 되었나?
A씨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며 미래를 그려봤지만, 먹고살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한 동기들도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4학년 1학기까지 학교를 다녔음에도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자퇴를 결심했다. 이후 폴리텍에 들어가서 1년간 기술을 배웠고 다행히 올해 취업에 성공했다."

- 왜 편입 시험을 결심하게 되었나?
B씨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목포대는 월, 화, 수, 목을 제외한 금, 토, 일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유령 캠퍼스다. 학생들도 대부분 광주나 다른 도시에서 등교하고, 교수들도 수업을 마치면 서울로 돌아간다. 비어있는 캠퍼스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최근 지방대 위기가 더 심화되면서 전남대를 제외하고는 호남에서 살아남을 대학이 없을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껴서 편입을 준비하게 되었다."

- 지방대 소멸 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A씨 "제일 큰 원인은 인구 구조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다음으로 큰 원인은 일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 연구기관에서 광주 청년들에게 '연봉을 어느 정도 받으면 광주에 남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이때 광주 청년들이 이야기한 평균 연봉이 3500만 원이었다. 광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 서울로 가는 이유도 대부분 일자리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대학 졸업이 취업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올해 광주를 떠난 청년 중 일부는 광주에 남았을 것이다.

2021년도 전남대 정시 경쟁률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데, 진학할 경우 공기업(한국전력) 취업에 다가설 수 있는 전남대 전기공학과의 경우 경쟁률 6.18대 1을 기록하여 오히려 작년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B씨 "고졸자와 대졸자를 차별하는 사회적 편견, 그리고 같은 대학생도 '학벌'에 따라 달리 평가하는 인식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편입을 결심한 이유에도 분명 학벌에 대한 소외감이 존재했다."

태그:#지방대 소멸, #지방대학, #광주, #전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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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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