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누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지 내에서도 삼중수소 농도가 갑자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연구원 등에서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대전 원자력연구원 부지 내 제 3연구동 지점에서 채취한 빗물 시료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18.1Bq/L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력연구원의 최근 3년간 평균 농도 2.79Bq/L의 6배가 넘는 수치다. 관련 규정에는 3년 평균 농도가 5배 이상 초과할 경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삼중수소는 수소의 한 종류로 대기 상층부 또는 원전에서 냉각재와 감속재로 사용하는 중수(重水)에 에너지를 가하면 방사능물질을 띈 삼중수소로 바뀌게 된다. 환경으로 배출된 삼중수소는 공기 흡입을 통하거나 또는 식수나 음식 섭취를 통해 인체 내로 들어오게 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최근 3년간 대전 원자력연구원 내 있는 연구용 하나로 원자로를 가동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볼 때 계절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간 동일지점 분석결과 겨울철에 삼중수소 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해유해 여부에 대해서는 "검출된 양은 배출허용 기준인 4만 배크럴의 0.045%, 섭취 제한 기준인 10만 배크럴의 0.018%에 불과한 18 배크럴로 무시해도 될 정도의 양"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소량이지만 방사능물질이 누출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내 다목적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열 출력 30MW, 연간 5000시간 운행)가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난 해 시험가동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인체 영향이 없다하더라도 시험가동했던 하나로원자로에서 배출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하나로 원자로 가동에 따른 것은 아닌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처리 방향에 따라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