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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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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센터 이사장 얼굴이 눈에 띄게 야위었다. 20일로 벌써 단식 10일째다.

1956년생인 그는 "이제 기운도 빠지고 생각도 가물거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대재해법 소관인) 법사위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집에 돌아가겠습니까, 법이 통과될 때까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 국민의힘에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제 기업의 눈치 그만 보시고 내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상임위에서 논의하시고 본회의 일정을 잡으십시오. 어떻게 임시국회가 시작된 지 10일이 지나도록 허송세월만 하고 논의일정조차 잡지 않습니까? 우리는 하루하루 이렇게 애가 타는데, 지금 국회는 놀고 있지 않습니까?" 

'죽음의 행렬' 끊자고 단식하는데... 또 산재 사망

함께 단식 중인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의 낯빛도 어두워졌고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밥을 굶어가면서까지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들 살려달라고, 국회의원 볼 때마다 힘없는 목청이지만 힘을 모아 소리쳤는데 이런 제 마음이 전달되고는 있는 건지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용균이 잃은 아픔을 끌어안고 산다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데 또 다른 죽음의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와, 그 아픔까지 저에게 전이가 돼서 더욱 가슴이 아파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어서 제정되어 많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덜어주기를 희망합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중대재해법제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또한 단식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강하게 국회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그는 "안전한 대한민국, 죽지 않고 일하고 차별받지 않는 일터는 시대적 요구"라며 "국회는 입법기관이고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중대재해법 제정에 즉각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법안을 직접 발의하고, 역시 단식 중인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거듭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죽도록 싸워야 하는 이 야만의 시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평택의 한 물류창고에서 일어난 추락사고로 세 명이 숨지고,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소개하며 "이제 이 끔찍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국회 밖에서 먼저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위원장과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 역시 국회를 향해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사고가 날 때마다 똑같은 경험을 한다"며 "진실규명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지도 못한 채 합의를 종용 받고 죽음은 묻히고, 또 다른 죽음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계속 협박당하게 할 것인가, 죽임에 책임지는 사회가 될 것인가를 올해는 결정지어야 한다"고도 했다.

거대 여야 냉각기... 중대재해법 논의로 해법 찾을까

하지만 이들의 호소에도 여야 논의는 좀처럼 진척이 없는 현실이다. 지난 14일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대북전단금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표결로 강제 종료한 뒤 여야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잠정적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던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 역시 21일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분명히 할 의지가 있다, 우리 당 임이자 의원도 법안을 내지 않았냐"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 안에서 정리가 안 됐다"며 "양향자 의원처럼 삼성 출신이랑 노동자 출신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가 혼자 (법안 심사를) 할 수 없는 노릇이지 않냐"고 했다(관련 기사 : 또다시 '공개충돌' 양향자-박홍배, 이번엔 중대재해법). 또 민주당이 최종안을 가져오면, 법사위 일정 등은 충분히 협의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합의안이라고 할 건 아닌데, '50인 미만 사업장 4년간 시행 유예' 등 최고 쟁점들은 어느 정도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방향은 '너무 유예하면 안 된다, 대신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 있나' 등을 따지고 있고, '인과관계 추정 조항'처럼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은 다 빼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빨리 소위 일정을 잡아서 (단식농성자들을) 설득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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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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