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인터넷에 성추행 피해자의 실명이 공개된 것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 1인 시위 나선 김재련 변호사 "피해자 실명 공개한 지지자 구속하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인터넷에 성추행 피해자의 실명이 공개된 것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피해자에 2차 가해를 하는 중대범죄자를 고소했는데, 경찰이 구속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 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말했다. 이 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원순의 지지자들이 일부 블로그·밴드에서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해 지난 10월 경찰에 고소했다"라면서 "이는 엄중한 범죄 행위"라고 못 박았다.

이 소장을 비롯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 측은 8일부터 나흘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피해자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경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 대표도 시위에 참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290개 단체로 구성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 촉구 ▲박 전 시장의 증거폰 포렌식 요구 ▲경찰이 박 전 시장이 사망하기 전에 수사에 착수한 강제추행·업무상위력등에 의한 추행·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 결과 발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 실명공개, 위법"

이날 릴레이 시위에 참석한 이미경 소장은 성폭력 피해자의 실명공개는 '위법'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소장은 "피해자는 일상을 되찾아야 할 사람이고 앞으로 3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해나가야 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런데 박원순의 지지자들이 피해자의 이름·소속기관을 밝히며 성폭력특례법을 어겼다"라고 지적했다. 이 소장의 말처럼 성폭력특례법 제24조는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앞서 박 전 시장의 죽음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리고 '신상털이' 하는 2차 가해가 발생해왔다. 이에 피해자의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10월 피해자의 신원을 밝힌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 소장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라면서 "피해자를 보호하려면 2차 가해를 지속하는 가해자를 구속해 수사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9일에는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시위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포렌식 절차가 필요한데, 북부지법은 5개월째 시간끌기를 하며 박 전 시장 유족의 준항고 신청에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는 유족들의 요구로 디지털포렌식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유족 측은 박 전 시장의 죽음에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7월 30일 경찰의 해당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준항고 신청을 냈다. 준항고는 사법기관의 처분에 대해 불복·집행정지 신청을 하는 것으로 서울북부지법이 관련 재판을 진행한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 작업은 중단된다.

이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직권조사 결과가 해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권위의 조사 결과가 12월 중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는 시간을 끌면 안된다"라면서 "피해자는 일상이 무너진 채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동행동은 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10일 서울시청, 11일 여성가족부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태그:#박원순, #2차 가해, #포렌식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