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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11.9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11.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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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9일, 미국의 차기 정부가 들어선 후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기간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를 쌓으면 한반도 정세의 좋은 흐름을 함께 주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세 전환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2000년 북미공동코뮤니케,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남북대화가 있어서 북미관계의 진전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이 남북·북미간의 합의를 이행하고 비핵화의 전향적 의지를 보여주면 한반도가 평화를 향해 나아갈 뿐만 아니라 남북 간 평화 협력의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측을 향해서도 "현명하고 유연하게 변화에 대처하길 바란다"면서 "전향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한반도 평화가 진전되고, 남․북․미가 하노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평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평화의 현자'가 되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날 이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역사적으로 미 정부는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경청해 왔고, 미국의 대북 관여 방식도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아 왔다"면서 "이번에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한미 간 지지 토대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힘이 아니라 모범으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진심으로 바이든 당선자가 '평화의 현자'가 되어서 우리 겨레에게 좋은 친구로 다가오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취임 100일을 맞은 것과 관련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평화를 향해서 묵묵히 한 방향으로 걸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결제'를 실행하면서 큰 정세변화를 시야에 넣고 전략적인 행보를 모색했다"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후회는 대체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탑다운 대신 실무협상 위주의 바텀업 방식으로 접근해 비핵화 협상 동력이 되살아나기 힘들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개인 캐릭터가 아닌 시스템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며 "그 측면에서는 한국 정책 담당자, 시민단체 등 다각적 의견이 수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 제재 관련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남북관계는 제재 외에도 발전시킬 수 있는 영역이 꽤 많이 있다"면서 "남북 간 왕래가 시작되면 큰 것이 필요하지만 수없이 작은 것도 필요하다. 제재 관련 상황이 있는 것들은 보아가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대화에 나오는 과정은 북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올 연말, 내년 초에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요인들이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북한이 내년 1월 당대회를 통해 대외 전략을 수립하기 전에 우리 정부가 (북미 간) 대화 의지와 의사 등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위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할 일은 북미 간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라면서 "남북이 먼저 관계를 개선하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이인영, #바이든, #남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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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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