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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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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기구의 대외신인도가 재확인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수석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경제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나라로 한국과 미국, 중국, 대만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피치, 7일 오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발표

피치는 7일 오전(한국시각)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등급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무디스(Moody's)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영국, 프랑스와 같은 등급인 AA(상위 3번째)로 평가한 바 있다.

피치에 따르면 한국의 AA-등급 유지에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와 완만한 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아래에서 양호한 대외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 재정 여력 등이 반영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경제성장과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코로나19 정책 대응을 통해 주요 선진국이나 유사 등급(AA) 국가 대비 양호한 경제성장률(1.1%)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재정건전성문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이지만, 그동안의 건전한 재정관리 이력으로 단기적 재정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0년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를 -4.4%로 예상했는데 한국과 유사한 등급(AA)인 국가들의 중간값은 -8.6%였다. 한국은 그만큼 재정적자를 적게 내면서 코로나19에 대응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상환능력과 은행 건전성은 양호하지만 가계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규모 순대외채권(4500억 달러), 지속적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견고한 대외건전성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이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고, 지난 6개월 간 외교적 노력은 답보상태이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악화되었다고 평가했다.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에 영향을 미칠 몇 가지 요소

이러한 피치의 평가, 분석, 전망과 관련,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경제가 침체돼 총 107개국이 국가신용등급 자체가 떨어지거나 국가신용등급 전망(stable-positive-negative)이 하향조정된 가운데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기구의 대외신인도가 재확인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영국과 이탈리아, 캐나다는 국가신용등급 자체가 하향조정되고, 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된 가운데 한국이 국가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평가할 만한 성과라는 것이다.

이 수석은 "한 달 전인 지난 9월 10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외평채가 발행될 때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되었고, 유로화 채권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을 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나타났듯이 국제적인 평가는 한국 경제를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등을 들었다.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을 위해서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인 완화, 재정준칙 발표와 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한 재정건전성의 중장기적 관리,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흑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속에서 재발견된 한국의 가치들

또한 최근 한국경제 상황과 관련, 이 수석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15%에서 -20%까지 떨어졌고, 미국은 -9% 정도로 떨어져 있고, 한국은 -3.2%였다"라고 OECD 국가들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을 언급하면서 "얼마나 적게 후퇴했느냐 하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선진국그룹 안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수석은 "코로나를 대응하는 과정과 관련해 제가 이렇게 OECD 국가들과 비교하는 그림들을 보여드린 이유는 한국을 재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라며 '재발견된 한국의 가치'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시민의식,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밀한 방역 수행, 빠르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한 경제 위축 최소화 등을 들었다. 

이 수석은 "과연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선진국, 우리가 따라가려고 많이 노력했던 주요 선진국들의 모습과 우리를 비교해봄으로써 우리의 위치와 존재를 객관화할 수 있듯이 경제에서도 비교가능한 나라들과 비교해봄으로써 우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자리매김을 해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과 관련 이 수석은 "38개 선진국 그룹이 한해 동안에 26%포인트의 국가채무 증가가 나타나는 데 반해 한국은 7.6%포인트다"라며 "(선진국 그룹의) 3분의 1, 4분의 1정도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것은 그만큼 방역에서 성공적인 관리를 해왔다는 측면도 있고, 네 번의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한 신속하고 선별적인 (재정) 집행체계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라며 "통화 당국이나 금융 쪽에서 빠르게 움직여줌으로써 재정 부담을 줄여준 부분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위축을 최소화하며 국가채무의 증가율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 국가채무 증가폭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재편과 경제사회적인 변화의 흐름

특히 이 수석은 한국의 주식시장에 주목했다. 그는 "주요국 증시를 보면 이제야 코로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모든 증시가, 모든 종목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한국, 중국과 대만의 주식시장 정도만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서 플러스 상태이고,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전부 마이너스 상태에 아직 있다"라고 짚었다.

이 수석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경제사회적인 변화의 흐름을 좀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라며 "디지털과 그린이라는 두 가지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비대면 업종, 온라인 플랫폼 업종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어 가는 과정이고, 그렇게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그런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나라들이 미국, 중국, 한국, 대만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어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상장했고, 그 전에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도 있었다"라며 "최초의 상장(기업공개)을 통해서 5조짜리, 6조짜리 큰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나 산업구조가 어디 있을까 하는 측면에서 보면 대다수의 주식시장과 한국의 주식시장의 차이가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태그:#피치, #국가신용등급, #AA-, #코로나19, #이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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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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