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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안돼요" 목청높인 장혜영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차별금지법'을 위한 정의당 정당연설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을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차별은 안돼요" 목청높인 장혜영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차별금지법"을 위한 정의당 정당연설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을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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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다른 의원 9명과 함께 현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다른 9명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위시한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배진교, 이은주 의원,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이동주 의원이다. 법안 발의 정족수 10명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6년 차별금지법 입법을 정부에 권고한 지 14년 만에 다시 6월 30일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제정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2007년 제17대 국회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가 제출한 법안을 시작으로 제19대까지 정부가 1번, 국회의원이 5번 법안을 발의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4개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고 2개는 철회되었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정의당 의원 6명이 입법을 추진했으나 발의 정족수 10명도 채우지 못했다.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

차별금지법이 이제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발의하거나 발의에 참여한 의원에 대하여 보수기독교 집단이 항의 전화, 욕설 문자 그리고 낙선운동 협박 등 무차별적 압력을 가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의원들이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장혜영 의원은 21대 국회의 모든 의원이 차별 반대에 동의하고 동참하리라 믿고 개별적으로 연락했다고 한다. 누구도 불필요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사람은 없지만 '지금 참여하기는 어렵다' '미안하다'고 말한 의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전에 보수기독교 집단의 공격으로 곤욕을 치른 동료들을 기억하며 몸을 사리는 것이리라.

20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토론회를 주최하고 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의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개별 의원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크다"고 했다.

차별에 반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에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는지 미래통합당에서도 '성적 지향' 문제를 제외한 차별금지법 발의를 검토했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주호영 원내대표 휴대폰에 1만통 가까운 '문자폭탄'이 날아드는 등 보수기독교 집단의 반발에 부딪쳤다고 한다. 참으로 심한 패악이다.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나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하는 차별금지 유형은 20가지가 넘는다. 국제적으로는 인종, 종교, 성, 성 정체성 및 지향성, 장애, 나이 등 대체로 7 가지에 대한 차별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 중 보수기독교 집단이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이 바로 이 성 정체성과 지향성이다.

성 정체성은 자신의 성이 무엇인지, 즉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중성애, 트렌스젠더 등에서 어디에 속하는지의 인식 문제로 세밀하게 나누면 6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 성 정체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지향성은 정체성에 따라 살겠다고 하는 사회적 의지를 담고 있다. 즉, 이성애자가 이성과 사랑하며 결혼하여 살듯이 동성애자도 떳떳하고 합법적으로 동성과 사랑하며 결혼하여 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의지가 전통적 결혼관, 법적, 제도적 장치들에 도전을 주는 것이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보수기독교 집단의 혐오는 이것이 교리 또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이성애자가 아닌 모든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눈을 뜨고 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 정족수의 3분의 2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를 당론으로 채택하여 이제까지 무산되어온 '평등법' 또는 '선진법'이라 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
 
퀴어퍼레이드 반대 기습시위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시작하자, '동성애는 죄'가 적힌 한 사람이 퍼레이드를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 퀴어퍼레이드 반대 기습시위 지난 2019년 6월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시작하자, "동성애는 죄"가 적힌 한 사람이 퍼레이드를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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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제까지의 연구들을 토대로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와 왜곡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참조. 황선준, 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는가? 살림터, 2019)

첫째,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 2015년 성교육 표준안에서 교육부는 성소수자 문제를 아예 삭제하여 이와 관련한 성교육 자체를 못하게 했다. 물론 그 이전에는 잘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성소수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8~10% 정도는 이성애가 아닌 성 정체성을 가졌다고 한다.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며 덮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둘째,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를 정신질환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애는 질병이고 치료하면 이성애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동성애는 결코 정신질환이 아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1973년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전격적으로 삭제했다.

과학자들이 동성애의 원인으로 유전자나 특정 사회적 환경이나 경험 등을 연구했지만 성 정체성과 지향성의 발달 원인에 대한 일치된 의견은 없다. 또 에이즈(AIDS)를 동성애 질환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에이즈의 원인은 HIV바이러스이지 동성애가 결코 아니다. 결국 동성애자를 환자로 만드는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이다.

셋째. 동성애가 신의 섭리,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럼 '보노' 침팬지나 다른 동물 세계에서 존재하는 동성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과연 신은 무엇이며 자연은 무엇인가?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논리를 일축했다.

넷째, 보수기독교 집단은 차별금지법이나 이에 기초한 학생인권조례 등을 제정하면 동성애가 창궐하여 우리 사회의 종말이 온다고 난리친다. 이 관점은 성 정체성을 선택 가능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이성애자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선택한 것이 아닌 것처럼 동성애자 역시 스스로 선택하여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동성애자가 선택 가능하다면 누가 이렇게 혐오 받는 삶을 선택하겠는가? 성 정체성은 결코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따라서 인정하고 허용하고의 문제도 아니다. 이성애자가 존재하듯 동성애자가 존재할 따름이며 인정하고 허용한다고 해서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다섯째, 성 정체성이 다른 것은 인정하나 동성애적 지향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가 있다. 이는 동성애자가 홀로 고민하며 성 정체성을 숨기고 벽장에 숨어 평생 살거나 이성애자처럼 이성과 결혼하여 살라는 의미다. 그렇게 할 때 사회적 차별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잔인한 논리인지는 이성애자가 동성과 결혼하여 사는 것을 상상해 보면 자명해진다. 그래서 성 지향성은 보편적 인권 문제다. 그러니 동성 결혼 불가, 동성 간의 보호자 불가 문제 등의 사회적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

이와 같이 성소수자(동성애)에 관한 대부분의 논리는 사실이 아닌 무지에서 비롯됐다. 이런 무지가 편견과 혐오를 낳으며, 이런 편견과 혐오는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진다. 이런 무지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교육이며 법이다.

우리가 제대로 모르고 있는 또 다른 하나는 기독교가 인류의 도덕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역사적 사실 문제다. 마이클 셔머는 그의 760쪽에 달하는 방대한 역작 <도덕의 궤적, The Moral Arc>에서 지난 몇 세기의 도덕 발전은 종교(기독교)의 힘이 아니라 과학과 이성의 힘이라고 결론 내린다.

그는 구약과 신약의 교리 문제, 노예제도 폐지, 투표권 확대에 의한 성 평등 그리고 동성 결혼 법제화에 의한 성소수자 차별금지 등에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반대했는지를 수많은 문서와 실제 운동 사례들을 예시하며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결국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성 평등법,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난 후엔 오히려 기독교가 이를 위해 자신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반복적으로 생색내는 것도 보여준다.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미 서구에서는 성 소수자 차별 금지가 법으로 제정되었고 한국에서는 이제 마지막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차별금지에 대한 긍정적 변화

차별 금지에 대한 긍정적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 권고에 대해 7월 7일 "원칙적으로 저도 동의한다"며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불씨를 당겼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헌법에 주어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성적 지향을 포함한 차별금지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차별금지에 대한 우리나라의 여론도 크게 변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4월 22~2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8.5%가 '차별금지를 법률로 제정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3월 같은 질문에 대한 찬성률인 72.9%보다 무려 15.6%p 높은 수치다.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Pew Reserach Center)가 2019년 5월에서 10월 사이 34개국 38.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52%가 동성애를 찬성하고 38%가 반대한다고 한다. 위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알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에서 찬성률이 크게 증가했으며 나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8~29세 사이의 청년 중 거의 80%가 동성애에 찬성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단지 23%만 찬성한다고 한다.

지역적으로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데 한국과 같이 남아프리카, 인도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찬성 여론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네델란드가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제화한 이후 현재 27개국이 뒤를 따르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여론도 유럽과 남북미대륙에서는 대다수가 찬성하는 반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아직도 절대적 다수가 반대하고 있으며 동성애를 금지하는 국가도 68개국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런 국가들에서도 현재 변화의 움직임이 있으며 법 개정을 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성소수자를 인정하고 이들의 사회적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며 도덕의 발전이다. 보수기독교 집단도 이러한 역사적 흐름에 더 이상 반대하지 말고 예수의 평등정신에 입각하여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그만 두고 공동체적 인류애를 보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스스로 '강력한 여당'을 표방하고 있는 여당도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며 이제까지 해결하지 못한 보편적 인권 문제인 성소수자의 차별 금지를 이번 21대 국회에서 법으로 제정하여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는 대역사를 이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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