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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이스타항공 노조는 애경그룹 본사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일 이스타항공 노조는 애경그룹 본사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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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조건을 오는 15일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

제주항공이 2일 오후 이스타항공에 건넨 '최후통첩' 중 일부다. 제주항공은 체불임금을 포함한 각종 미지급금 해결 및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인 타이이스타제트의 항공기 지급보증 해소 등을 조건으로 위와 같이 통보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서 내 건 '최후통첩'을 이행하기 위해선 당장 800억 원 이상의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3일 서울 홍대입구역 4번출구 앞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면서 "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15일까지 갚으라는 것은 터무니 없는 조건을 제시해 인수합병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한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전 제주항공 사장)과 최종구 현 이스타항공 사장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이뤄진 두 사람의 대화에서 이스타항공 최 사장은 AK홀딩스 이 대표에게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면서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라고 답했다. 

최 사장이 이어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면서 희망퇴직자에겐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섞인 제안을 했지만 이 대표는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자"면서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나흘 뒤인 3월 24일께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국내선을 포함한 운항전면중단 상태인 셧다운에 들어갔다. 4월부터는 계약직 직원을 포함해 580여 명에 달하는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및 인력감축이 진행됐다.

이스타항공 노조 "제주항공 이익 위해 이스타항공 희생했다"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에 자리한 애경그룹 본사 모습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에 자리한 애경그룹 본사 모습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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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애경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목소리는 강경했다. 이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전면 셧다운을 지시했고, 임금체불과 지상조업사에 대한 미지급금 문제에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라 이런 일이 진행됐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부터 제주항공측 직원 4인이 매일 이스타항공본사에 상주하며 모든 주요한 영업활동을 감독했다. 노사간 주요쟁점들에 대해 제주항공측과 수시로 통화하며 지휘를 받았다." 

노조는 또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심각한 승객 감소도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이유 없이 셧다운이 이어지며 손실을 줄이기 못했기 때문"이라며 "제주항공의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해 자력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지난 5월 1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 2배 가까운 지역으로 운항이 확대됐고, 해외거점에서 타국으로 승객 유치가 가능한 이원5자유 및 중간5자유 운수권을 독점적으로 배분받게 됐다"면서 "이 역시도 코로나19사태 속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에 대한 정책적 특혜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정부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파산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면서 "사태해결을 위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제주항공에 맞설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이스타항공 노조의 요구가 굉장히 광범위했다"면서 "지금 관련 내용을 당장 답변하긴 어려움이 있다. 검토 후 차주 화요일(7일) 이후에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햔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만나 '당초 계획대로 M&A가 성사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로 노력해 달라'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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