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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간 김에 작은누나네 집에 갔다. 그날은 누나가 직장에 나가지 않는 날이라서 오랜만에 만나서 밥이나 먹으며 얘기를 나누려고 들렀다. 누나는 무척 반가워하며 시원한 음료수를 내놓았다.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추어탕 전문식당에 갔다.

오후 2시 반 정도 됐을까. 점심 시간이 다소 지난 늦은 오후에 우리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 나는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은 식사하는 장소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점심 시간이 다소 지난 늦은 오후에 우리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 나는 화장실에 가려다 깜짝 놀라고 만다.
 점심 시간이 다소 지난 늦은 오후에 우리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 나는 화장실에 가려다 깜짝 놀라고 만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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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입구 바로 옆에서 여자 두 명이 몸을 옆으로 하고 잠을 자고 있는 거였다. 금방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 몹시 좁은 공간이었고, 그 앞으로 높이가 아주 낮은 칸막이가 놓여 있었다. 그들의 몸만 간신히 가릴 수 있을 정도의 높이였다. 식당은 점심 시간이 제일 바쁘다. 고된 일을 끝낸 뒤 직원들이 휴게 시간을 갖는 듯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어떻게 화장실에 들어가 일을 보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문을 열고 나올 때 눈길을 얼른 다른 쪽으로 돌렸지만, 잠깐이나마 그 모습을 안 볼 수가 없었다.

처음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식당을 드나들었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식당 문을 열고 나오면서도 화장실 옆에서 잠자고 있는 직원의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다른 곳도 아닌 화장실 옆 그 좁은 곳에서 불편한 자세로 누워 눈을 붙였을까. 마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더라면 그곳에서 그런 자세로 잠을 자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 화장실 바로 옆에 위치한 3명의 청소노동자가 사용하는 휴게실
 열악한 휴게공간이 너무 많다. 사진은 남자 화장실 바로 옆에 위치한 3명의 청소노동자가 사용하는 휴게실.
ⓒ 뉴스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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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화장실이다. 직원이나 손님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화장실이다. 바로 그 옆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남들의 눈길이 수없이 오가는 그곳에서 그들은 불편한 자세로 누워 자고 있었다.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광경을 보고 마음 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의 다 안타까워하며 눈길을 얼른 돌렸을 것이다. 

그 식당의 사장을 생각해봤다. 넉넉한 공간이 아니고 비록 위치가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직원들을 쉴 수 있게 해줬으니 고맙게 여겨야 할까. 아니면 직원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할 수 있느냐고 비난을 해야 할까.

이 상황을 들은 누군가가 이렇게 얘기했다. 그럴 때 올바른 길은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처지를 바꿔 놓고 생각하면 저절로 답이 나오는 법이라고. 그 식당의 사장은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됐을 때 화장실 옆에서 과연 잠을 잘 수 있을까. 나 자신을 그 자리에 놓고 생각해봤다. 도저히 그렇게 할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뚜렷하게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건 화장실 옆 좁은 공간에서, 드나드는 사람들이 훤히 다 보이는 그런 곳에서 사람이 누워서 잠자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직원 두 명은 그곳에서 잠이나 제대로 잤을까.

태그:#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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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즈음 큰 기쁨 한 가지가 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마이뉴스'를 보는 것입니다. 때때로 독자 의견란에 글을 올리다보니 저도 기자가 되어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우리들의 다양한 삶을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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