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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국내 의료진은 4명으로 모두 간호사라고 밝혔다. 의료진 감염비율이 외국에 비해 낮다 하더라도, 감염자가 간호사에 국한됐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 글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현장에서 근무하는 김수련 간호사가 보내온 현장 간호사들의 증언 및 피해 사례다. 김 간호사는 "풍부한 사례를 알리기 위해 여러 제보 내용을 흐트리고 뭉쳤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김 간호사의 글을 두 편으로 재구성해 싣는다.[편집자말]
(1편 코로나 현장 사망 의료진이 모두 간호사인 이유에서 이어집니다)
 
 5일 오전 대구 영남대병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간호사들이 검사 대상자들을 상대로 채취한 검체를 지퍼락에 밀봉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간호사들이 검사 대상자들을 상대로 채취한 검체를 지퍼락에 밀봉하고 있다. (기사에 언급한 병원과는 무관합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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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병원은 31번 환자의 확진으로 선별진료소 인력이 더 필요해져 병동에서 인력을 차출했습니다. 일단 통보를 받고 무슨 일을 할지는 근무지에 도착한 후에야 알 수 있습니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먼저 근무한 분들이 몸으로 부딪치면서 얻은 경험을 알아서 배우는 식이었어요.

업무 지침은 인터넷에서 배웠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들도 코로나19 최전선에 나가게 될 사람들이니, 이분들과 함께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찾아가면서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병원은 보호복을 입고 벗는 것을 시연해주는 것도, 간호사들이 요청한 후에서야 약 10분 정도 해줬다고 합니다.

병원에는 일반 환자와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검사를 위해 온 분을 구별하는 간호사도 있습니다. 이분은 마스크와 비닐장갑만 끼고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병원 내에서 확진자가 나와버린 거죠.

갑자기 보호복을 입어야 하는 상황인데 탈의실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밖에 나가서 방역을 한 뒤 옷을 갈아입었어요. 지침대로라면 감염원으로부터 안전하고,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는 곳에 탈의실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갈아입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사전에 (선별 진료소 인근에) 탈의실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원내 확진자 정보도 공유가 안 돼서 간호사들이 지역 맘 카페를 수시로 들락거렸대요. 병원 공지보다 맘카페 정보력이 더 빨랐던 거죠.

이분들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른 병동에서 차출된 선생님들입니다. 그럼 기존에 있던 병동을 비우고 온 거냐, 그건 아닙니다. (본래 있던) 병동의 일도 하고, 교대로 선별진료소에 나와서 보호복을 입고 일하기도 하시는 거죠.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자가격리 기간을 보장할지, 보상이 있을지, 그것조차 모릅니다. 많은 간호사들이 자가격리 기간도 보상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제 끝나든 그것 또한 통보가 될 거고요. 하루를 견뎌 한 주가 되고, 한 달이 되는 식으로 지내오고 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도, 파견에 대한 보상도 없어

C병원의 파견 간호사 중 일부는 본래 근무했던 병동으로 돌아갔어요. 복귀는 당일 결정해서 통보하고, 음성이 나온 모든 간호사는 바로 다음날 모두 복귀합니다. 자가격리 기간은 하루도 없어요. 파견에 대한 보상 또한 없습니다.

보호구를 착용하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본 간호사 중, 업무 종료 후 자가격리 기간에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도 있습니다. 대구에 자원했던 분이세요. 다행히 그 분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그 분이 만약 본인의 병원으로 바로 복귀했다면 그 병원은 어떻게 됐을까요?

어떤 간호사는 열이 37.5도 이상이어서 검사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으나, 관리자는 시기상조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의료진 감염 뉴스가 보도된 후에야 검사를 받게 해줬습니다. 또 다른 간호사들은 검사 자체를 받을 수가 없어서 병원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그 결과 2주마다 검사를 하기로 했어요. 한국은 시민 누구나 원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습니다. 그러나 간호사들의 코로나 검사는 싸우고 구걸해야만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앞서 소개한 간호사들 중 누군가가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동안 접촉한 환자와 동료는,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간호사 본인은 어떻게 될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호사가 잘못한 게 될까요? 간호사들은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되레 보상을 해주는 경우가 생길까 두려워합니다.

특수한 상황이고 비상사태입니다. 그래서 병원은 간호사에게 차출과 복귀를 통보할 수 있고, 위험수당을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아무 지침 없이 간호사들을 현장에 방치할 수 있어요. 상황이 특수하다는 이유로 간호사들은 안전을 위한 충분한 보호구도, 숙소와 식사도, 보상과 자가격리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건 다 병원이 사립병원이기 때문이니 의료공공성을 확충하자', 혹은 '모든 건 수가가 낮아서 그런다, 이게 다 수가 때문이야' 와 같은 결론을 내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공병원의 간호사들도, 수익을 아주 많이 내는 병원의 간호사들도 같은 일을 겪습니다.

맨 앞에 설 사람이 부족해지면 어떻게 될까

공공의료를 간절히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공공의료를 확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병원이 사립이든 공립이든 한국의 병원에서 간호사는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서고, 보호받지 못하고, 보상은 미약합니다. 부당함을 견뎌야 하거나 떠나기를 강요받습니다. 간호사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아요.

코로나19와 관련한 이 모든 일이 끝나길 바랍니다. 시민 여러분 모두가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요. 그렇지만 모든 일이 끝나면 가장 앞에 섰던 간호사들은 혹사당한 몸과 실망을 끌어안고 가장 아래, 안 보이는 곳으로 파묻힙니다.

몇 년 전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그 때도 맨 앞에 섰던 간호사들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은 사람들. 지금 일어나는 것과 꼭 같은 불신과 불안, 실망 속에서 그 분들은 병원을 떠났습니다.

이 문제들은 반복되어 왔고, 반복되는 중입니다. 간호사들은 바뀌어 나가고, 실망 속에서 그만두고, 결국은 모자라게 될 거예요. 맨 앞에 설 사람들이 부족해지면,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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