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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6주 간의 재택근무가 끝났다.
▲ 재택근무 6주 간의 재택근무가 끝났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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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작된 6주 간의 재택근무가 끝났다. 지난주부터는 격일로 출근과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같은 팀의 인력을 반으로 나누어 하루하루 번갈아 출근하면서 사무실 내에서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직장 동료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회사 건물이 한동안 폐쇄되었다. 그 후로 시작된 재택근무는 거듭 연장되어 한 달 반이나 계속되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난생처음 해 보는 재택근무는 낯설었고 몇 가지가 유독 그랬다.

없어진 출퇴근 시간, 나와 가족에게 주어진 여가 시간

평소라면 집에서 나설 시간에 일어난다. 간단히 씻고 임시 일터로 지정한 둘째 아이 방 책상에 앉아 업무용 노트북 전원 버튼을 누른다. 출근했다.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출근 준비가 많이 간소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지 않고, 면도를 하지 않고, 옷을 골라 입지 않고도 출근할 수 있었다. 이런 느슨한 모습으로 일해도 괜찮을까 하는 느낌은 첫 날 뿐, 긴 시간 동안 외적으로 참 편한 모습으로 일했다.

출근처럼 퇴근도 간소하니, 노트북 전원을 끄고 거실로 나오면 된다. 퇴근길에 타는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은 역 계단에서부터 수많은 사람이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라는 개념은 떠올려 본 적도 없이 함께 흔들거리며 이동하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었다. 닫힌 차량 안에서 마스크 없이 호흡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거실로 나오면 공부를 하거나 TV를 보고 있던 아이들이 눈길을 주며 "퇴근했냐"고 묻는다. 아빠의 이런 간소한 퇴근이 아이들도 재미있는 모양이다. 아이들 곁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면 아빠 모드로 100% 전환이 된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저녁 준비를 시작한다.

출퇴근을 하지 않으면서 남게 된 시간은 나와 가족에게 돌아갔다. 여가 시간에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나는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보통 퇴근 후 가사와 육아가 다 끝난 늦은 밤에 시작하던 작업 시간이 당겨졌다.

퇴근을 순식간에 하면서 가사와 육아에 투입되는 시간이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설거지도 막내의 목욕도 평소보다 일찍 끝나니 내 시간이 한 시간은 더 생긴 것 같았다. 재택근무 기간에 일은 평소대로 하면서 개인적인 글과 음악 작업량은 더 많아졌다.

보이지 않는 의사소통의 가능성과 한계

업무의 성격 상 프로젝트 형태로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 그렇다 보니 회의를 수시로 하게 되고, 의논이 필요할 때는 가까운 회의실에 모여서 상황과 의견을 공유하고 의사 결정을 한다. 중요한 내용은 화이트보드에 써가면서 모두가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합의하게 된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그룹 통화를 부쩍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원격으로 회의를 해야 할 경우에만 컨퍼런스 콜을 했다. 일 년에 많아야 열 번 정도였고 대부분은 대면 회의로 진행을 했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고, 필요한 경우에 바로 자료를 펼쳐서 같이 보는 것의 효과를 평소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전화로도 회의는 가능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 누가 생각하는 중인지, 누가 발언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동시에 여러 명이 말을 시작하다 멈추고, 서로 양보하다 공백이 생기는 일이 이어졌다.

언젠가부터 한 명이 사회를 맡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발언권을 주거나 특정인에게 질문을 하면 이야기를 이어가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회의가 한결 원활하게 진행되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대면 회의와는 자연스레 비교하게 되었다.

전화를 통한 의사소통으로도 일은 진행되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단점은 확실히 있었다. 함께 이야기 나눈 내용을 미묘하게 다르게 이해한 경우도 있었고, 자료를 함께 보지 않으니 이해도가 떨어져서 회의 후에 자료를 다시 보면서 내용을 파악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화상 회의를 시도해 봤고, 상대방의 표정과 자료를 함께 보면서 대화하는 것이 의사소통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비해서 원격 회의 방식을 보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다.

6주간의 재택근무로, 일의 형태에 따라서 재택근무만으로도 일이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소위 워라밸이 좋아진다는 점, 일을 함에 있어서 시각적인 공유가 중요한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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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을 개발하는 직장인 ●작가, 시민 기자, 기업 웹진 필진 ●음악 프로듀서 ●국비 유학으로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 ●동경대학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대 스토리"의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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