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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내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서는 매장 내 손님에게 제공하던 기존 다회용 알루미늄 빨대를 일회용 빨대로 바꿔 제공하기 시작했다. 깨끗이 씻고 소독까지 한다지만 혹시 꺼림직해 할 수도 있는 고객들을 위해서였다. 다른 카페에서는 컵조차 일회용 컵을 제공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컵은 씻기 어렵지도 않으니까 머그컵은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

자가 격리하는 사람들과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배달 음식 업체들은 호황이란다. 음식 한 끼를 포장하는데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사용되는지 아는지. 주 메뉴와 자잘한 반찬, 소스 등을 담는 플라스틱 통, 랩, 수저들까지 집에서 편안한 밥상을 받기 위해 저지르는 엄청난 환경 파괴를 우리는 모른 척 하고 지낸다.
 
소비된 일회용 마스크들은 겨우 한두 번 사용 후 모두 길거리에 나뒹굴고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사진은 12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신도림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는 모습.
 소비된 일회용 마스크들은 겨우 한두 번 사용 후 모두 길거리에 나뒹굴고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사진은 12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신도림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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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생긴 개인위생 수칙들도 마찬가지다. 손을 씻을 때마다 개인 수건을 쓰려고 마음을 먹어도 손님이 와서 급할 땐 후딱 키친타월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증을 막는 수단은 다른 모든 인간들과의 접촉을 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들 뿐 아니라 소독되지 않은 모든 물건의 표면들이 마치 적으로 느껴지는 시국이다.

무엇보다 일회용 마스크가 있다. 코로나19로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2~3주 동안은 마스크를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그 사이에서 가격을 조정하며 이득을 보려는 자들도 있었다.

'황사용 마스크를 선물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이라는 농담에 함부로 웃을 수 없었다. 그런 불안감 속에서 생산되고 소비된 일회용 마스크들은 겨우 한두 번 사용 후 모두 길거리에 나뒹굴고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인간이 자연에 함부로 침입하고 귀한 것을 탐하고 무리지어 살며 생긴 병들에 인간들은 또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대응 중이다. 이미 빙하는 녹아내렸고 학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이상 기후와 또 다른 바이러스의 등장을 예고한다. 인류의 짧은 번영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태그:#코로나, #마스크, #쓰레기 , #일회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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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넷플릭스를 보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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