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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주차장에서 배고파하는 고양이 녀석. 얼른 마트에서 참치캔을 사다주니 허겁지겁 먹었다.
 식당 주차장에서 배고파하는 고양이 녀석. 얼른 마트에서 참치캔을 사다주니 허겁지겁 먹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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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참 어수선하지만, 오늘(12일) 날씨는 봄을 실감하게 합니다. 오늘 아침 일찍 볼 일이 있어 몇 군데를 다녔고, 점심 때 쯤 일을 마쳤습니다. 아침엔 다소 쌀쌀했지만 정오쯤 되니 햇살이 따사로워 잠시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이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려 하는데 주차장 어디에선가 야옹 하는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갈색 고양이 녀석이었는데, 왠지 울음소리가 구슬펐습니다. 주변을 보니 사람이 이 녀석을 돌봐줬는지 밥그릇과 물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릇은 비워져 있었고, 이 고양이 녀석은 애처롭게 울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 연신 야옹 울음소리를 내며 애처롭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제때 밥을 못먹고 굶주리고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전 올해 3년차 고양이 집사입니다. 고양이가 야옹 거리면서 배고파 하는데, 고양이 집사가 그냥 지나치면 안되겠지요?

곧장 주변 마트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양이 사료는 팔지 않았습니다. 마침 참치캔 하나가 눈에 띠어 얼른 사들고 이 녀석에게 가져다줬습니다.

이 녀석, 참치캔을 보더니 얼른 달려와 참치를 '흡입'했습니다.

마침 이때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와서 사료와 물을 함께 챙겨줬습니다. 이 녀석 사료는 거들떠도 안보고 참치만 먹었습니다.

이분에게서 보다 자세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차를 주차해 놓은 주차장은 식당에 딸린 곳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맛집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15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 고양이 녀석은 식당 주인분이 돌봐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깃집이 영업을 하지 않으니, 돌봐주시는 분도 자주 안 오게 되고 결국 이 녀석은 '본의 아니게' 끼니를 제때 챙겨먹지 못한 것입니다.

식당 주인은 제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좀 멋쩍었습니다. 고양이 집사가 그저 배고파하는 고양이에게 참치캔 하나 사다준 것뿐인데 감사인사를 받으니 말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합니다. 전 올해로 꼭 20년째 검도 수련을 해왔는데, 코로나19로 검도 도장이 임시 휴관을 해 본의 아니게 수련을 쉬고 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잠시 쉰 적은 있지만 외부의 요인으로 이렇게 수련을 멈춘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님도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비단 사람에게만 영향을 준 게 아님을 바로 오늘 실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사람에게 의지해 온 고양이 역시 제때 밥을 못 먹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신종 감염병은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일상도 힘들게 하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기다렸다는 듯 참치를 먹는 고양이 녀석의 모습이 참 대견해 보였습니다.

어려운 시절, 힘을 합쳐 잘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말입니다.

태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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