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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를향한전진4.0 이언주 대표가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환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를향한전진4.0 이언주 대표가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환담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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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보수 통합에 합류한 인사들이 공천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전진당 출신의 이언주, 김원성, 박주원 후보가 모두 공천장을 손에 넣는가 하면, 민주당, 국민의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에서 온 문병호, 김영환 후보도 공천을 받았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후보 중에도 공천장을 손에 넣은 이들이 있지만, 민주당 출신인 인사들도 공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치 철새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언주, 문병호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을 거쳐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까지 왔으니 짧은 시일 내에 엄청난 정치적 격변을 겪은 셈이다. 문병호 후보는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도 하다.

당선 확률 높이려고 지역구 옮기기 진행  

그런데 정당을 옮기는 정치 철새말고도, 지역구를 옮기는 지역 철새 후보도 있다. 이들 중에는 지역의 갑, 을만 바꾼 이들이나 정당의 교통정리에 의해 지역구가 옮겨진 후보도 있지만 아예 권역 자체를 옮겨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역으로 출마하는 이들도 있다. 야당 당선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찾아 수도권에서 영남권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거기에 해당한다.

험지 출마로 자원하거나 차출된 중진은 당을 위한다는 명분이라도 있다. 어려운 지역에 나가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면서, 신진 후보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더 유리한 지역을 찾아서 이동하는 후보는 명분을 찾기 어렵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교통정리를 위해 분주한 사이,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 스스로의 위치를 정리하는 후보들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권영세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 지역에서 3선을 했지만 신경민 민주당 의원에게 제19대, 제20대 총선에서 거푸 패하자 서울 용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역인 진영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고 아직 본선 상대는 미정이다. 진성호 전 의원은 서울 중랑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부산 사하갑으로 이동했다. 본선 상대는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다.

문병호 전 의원은 인천 부평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17대,19대)을 지냈으나 서울 영등포갑으로 자리를 옮겨 민주당 김영주 의원을 상대한다. 문 전 의원은 지역구를 옮길 수 있냐는 공관위 측의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계양을 출신의 이상권 전 의원은 충남 홍성예산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컷오프되었다.

조전혁 전 의원은 인천 남동을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하태경 의원, 석동현 전 지검장과 함께 부산 해운대갑에서 경선을 치른다. 본선 상대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경선, 본선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인천 남동을의 윤관석 의원에게 패한 후 인천에서의 출마를 접었다.

박수영 전 경기도 부지사는 경기 수원정에서 부산 남갑으로 이동했다. 박 전 부지사는 과거 수원정에서 민주당 박광온 후보에게 패한 바 있다. 이언주 의원은 광명을에서 부산 중영도로 이동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부산남을로 이동했다. 부산 남 지역구 후보 두 명이 모두 다른 지역구에서 이동해온 셈이다. 이언주 의원의 상대는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다.

김영선 전 의원은 비례대표로 재선, 경기 고양 일산에서 재선을 하여 4선 의원이지만 경남 창원진해로 내려왔다. 경남지사 후보로도 출마했던 이달곤 전 행정부 장관과 유원석 전 창원시 부시장과 경선을 치르게 된다. 본선 후보는 민주당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다.

비례대표 초선인 임의자 의원은 박순자 의원이 바른정당에 간 틈을 타 경기 안산 단원을 지역구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자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구로 선회했다. 같은 비례대표 초선인 김성태 의원은 서울 강남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후에 경남 창원 마산합포 지역을 노렸으나 컷오프되었다.

서울 광진갑에서 의원으로 당선된 후 광진구청장에 도전했다 낙선한 권택기 의원은 경북 안동을 노리고 있다.

선거구의 갑을 위치만 바꾼 의원도 있다. 정태근 전 의원은 성북갑에서 성북을로 옮겨 민주당 기동민 의원을 상대한다. 임해규 전 의원은 부천 원미갑에서 부천원미을로 이동했다. 경선을 거치면 민주당 설훈 의원이 상대다.

소선거구제 내에서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지역구에 뼈를 묻겠다고, 지역을 사랑하겠다고 외친다. 중진들이 불출마 압박을 받거나 당을 위해 나서는 상황은 분명히 명분이 있으므로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지역을 옮긴 후보 중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원하던 지역을 떠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초선 의원이나 신인 후보가 지역구를 떠나 더 편한 지역으로 옮기고, 그 곳에서 공천장을 받는 일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 편한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어려워진다면 그때는 또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후보가 지역을 대표해 활동하길 원하는데, 후보는 지역을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서 새로운 텃밭을 갈거나 당 지도부를 신경 쓰고 있다면 후보에게 관심을 쏟은 주민은 헛고생만 하는 셈이다. 농부가 밭을 싫어하면 밭도 농부가 싫어질 수 있다.
 

태그:#정치, #정당, #지역, #선거구,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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