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6일 오전 경북 포항시 기쁨의 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2년 이상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거수로 표결하고 있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예장 통합 교단은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1일부터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26일 오전 경북 포항시 기쁨의 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2년 이상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거수로 표결하고 있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예장 통합 교단은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1일부터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9월,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총회장 김태영 이하 예장 통합) 총회에서 담임목사 은퇴 후 5년 뒤에는 아들 목사의 청빙을 허용한다는 명성교회 수습안이 통과됐다. 통합 총회는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26일 명성교회 부자세습 수습안을 발표하고 반대토론 없이 1204명의 총대(총회대의원) 중 920명 찬성으로 수습안을 받아들였다. 사실상 교단 헌법의 세습 금지법이 무력화된 것이다.

결정이 나자 세습 반대 측은 반발했다. 특히 예장 통합 소속 장신대 학생들은 촛불 집회를 열어 총회 수습안을 강하게 성토했다. 2017년 11월 김하나 목사 위임식에서 무효를 외치다 쫓겨난 이훈희 장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장은 총회 결정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9월 30일 서울 온수역 근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 원우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본심

 - 104회 예장 통합 총회에서 명성교회에 대해 김삼환 목사 은퇴 뒤 5년 후에는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사실상 명성교회 세습 허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상당히 아쉬운 결정입니다. 지난 8월 5일 재심에서 세습 안 된다고 판결나서 명성 세습 문제가 바로 잡힐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런 기대와 바람을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이고 세상에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가늠자 같은 역할이었는데... 그런 면에서 교회적 원칙이 아니라 현실에 타협한 이번 결정은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 이런 결정이 난 이유는 뭘까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일단은 세습 문제가 시끄러워진 지 2~3년 됐잖아요. 총대들도 이번 총회에서 이 문제가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 같아요. 명성교회 쪽은 이미 여론 만드는 과정 등 오래 준비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명성교회 문제에 피로도를 얘기하는 목사도 많은 것 같아요.
"맞습니다. 목사님들이 피로감 많이 느끼고요. 이번 총회 때 원칙적으로 마무리됐다면 더 이상의 논란은 없을 텐데 이런 식의 합의안이 통과되어 앞으로 논란은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 수습안에 '이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누구든지 총회 헌법 등 교회법과 국가법에 의거하여 고소, 고발, 소 제기, 기소 제기 등 일절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조항도 있더라고요.
"법을 넘어서는 결의나 결정은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법을 잠재했다는 문구로 임시 봉합했지만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명성교회에서 합의 사안을 잘 지키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104회기 총회의 수습방안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성찰도 일어날 것으로 봐요."

- 김삼환 목사는 지난 9월 29일 설교에서 '목사들, 명성교회 안되는 거 제일 좋아해…나쁜 놈들, 완전히 강도들'이라고 했는데.
"김삼환 목사님은 총회에서 총대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바로 주일 가서 나쁜 놈들이라거나 강도들이라고 했어요. 사실 그게 더 본심에 가깝지 않겠나 해요."

- 김삼환 목사는 김하나 목사가 계속 주일 설교 한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그것이 자신들의 족쇄가 될 거라고 봅니다."
 
 이훈희 장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장
 이훈희 장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장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김삼환 목사는 총회장에 나타나 '합동에서는 없는 법도 만들어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를 살려 줬다'면서 '명성교회가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다시 형제·부모님처럼 섬길 수 있도록 총대들이 잘 품어 달라'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이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특혜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누가 봐도 미리 짜인 각본대로 움직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현장에서도 김삼환 목사님이 총회에 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미리 일정과 순서를 조정하고 움직였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수습안을 보면 김하나 목사가 2021년 세습하는 건 기정사실로 하는 거 같아요. 임시 당회장 파송은 2021년 김하나 목사가 복귀전까지 있는 것 아닌가요?
"일단 기본적으로 장로교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목사 청빙이나 목사 파송은 노회에 권한이 있거든요. 가을 노회 때 임시 당회장 파송이나 명성교회 처리 과정을 서울동남노회에서 진행할 거기 때문에 한 번 지켜봐야 할 거 같고요. 2021년 1월은 (김하나 목사 복귀는) 기정사실화된 것 같아요. 그 시간까지는 1년 3개월 정도 남았죠."

- 이런 결정 어느 정도 예상하셨어요?
"신학생으로서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기에 많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저쪽에서 올해 봄 노회 총대 선발과, 외곽에서 여론형성 하는 부분 등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쉽지 않겠단 생각은 했어요. 결정적으로 총회 직전에 중견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5년 후 세습을 가능하게 하자는 시행 규정이 나왔었거든요. 그때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했는데 총대들이 작년처럼 막아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 왜 5년일까요?
"아마 5년이 지나면 전임 목사의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그렇게 본 거 같은데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에요. 본질적으로 세습을 허용했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5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명성교회를 특정해 나온 기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죽이는 결정"

- 수습안을 낸 채영남 목사는 "명성교회 살리고 총회도 살리는 길은 이 방법밖에 없었다"라고 했다던데.
"저는 동의 못 해요. 오히려 명성교회는 살리고 한국교회는 죽이는 결정 아닌가란 생각하고요. 명성교회 세습을 인정해준 계기로 교단의 수많은 교회가 본격적으로 세습을 시도할 거 같아요. 그렇게 되면 한국교회는 공적인 기관이라기보다는 사유화된 개인적 집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죠."

- 명성교회처럼 교단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하는 교회들이 나올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채영남 목사는 '어찌 됐든 법은 지켜야 한다. 이 문제로 난리를 겪었는데, 법을 어길 교회가 또 나오겠는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어요.
"사실 명성교회라서 더 도드라졌지 지금도 음으로 양으로 암암리에 세습 이뤄지는 교회 많아요. 오히려 이를 계기로 조용히 세습하지 않겠냐는 걱정이 됩니다."

- 총회 수습안 통과 후 장신대에서는 촛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분위기가 어떤가요?
"많은 신학생이 비통해하고 침통해 하고 있어요. 이번 교단 결정이 부끄러워서 저희 교단 목회자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도 큰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시 일어서서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 성경에 제사장도 아들이 이어받으니 세습에 대해서도 성경적인 거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경을 단편적으로 본 결과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런 식이라면 구약에 나온 대로 소나 염소 양 잡아 불로 태워 제사 지내야죠. 그런 건 하지 않잖아요. 세습이 성경적 아니냐고 할 거면 제사장처럼 아무 보수도 안 받고 성도들 십일조로만 생활하든지요. 그런 거도 아니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구절 가져다 세습이 성경적이라고 하는 건 성경을 우습게 만드는 해석입니다."

- 세습이라는 건 세상적으로 바라본 거고, 영적으로 보면 다르다는 주장도 있어요.
"영적 기준은 세상의 기준과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영적'이라고 하는 기준은 설교자와 해석자의 개인적 한계를 인정하고 봐야 돼요. 본인의 이기적인 생각과 경향을 영적이라는 것으로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 세습 찬반을 두고 서로 싸우는 게 세상사람 보기에 안 좋다는 의견도 있던데.
"맞아요. 교회가 더 화합해서 필요한 일들,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섬기는 일에 매진해도 부족한데 이런 문제가 드러나는 게 부끄럽긴 해요. 그러나 이일은 분명히 교회를 바로 세워나가는 과정입니다. 누가 하나님 뜻에 더 부합하게 활동하는지 결국 역사가 평가할 거라고 생각해요."
 
 명성교회의 목회직 세습을 둘러싼 2년여의 갈등이 교단의 중재로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목회직 세습을 허용한 것은 교단 헌법을 어긴 것이서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전경.
 명성교회의 목회직 세습을 둘러싼 2년여의 갈등이 교단의 중재로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목회직 세습을 허용한 것은 교단 헌법을 어긴 것이서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전경.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지금 사회에서도 국회의원 및 사회 지도층의 채용 비리 등 부의 대물림이란 비판이 있는데 교회 세습 또한 부의 대물림 아닌가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단순히 부를 넘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교단 내의 영향력이나 정치력도 같이 세습 된다고 생각해요. 중세교회는 영향력과 돈이 많을 때 그걸 남에게 주기 싫어서 주교 자리를 세습하기 시작했었거든요. 그러면서 멸망의 길로 갔고 그 때 생긴 게 개혁교회였죠. 개혁교회 정신에 비춰볼 때 우리가 또다시 중세교회의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일각에서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중세교회보다 더 타락했다고 하던데.
"그래도 저는 아직 한국교회가 긍정적 역할 한다고 봐요. 여전히 빛도 없이, 이름도 없어 지역 사회를 섬기고 좋은 일하는 교회가 많은 데 명성교회 같은 문제가 많이 도드라지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욕먹는 것 같아요. 명성교회 처리를 잘하는 것이 사회가 요구하는 공공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교회다운 길'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금보다 낮아지고 정치적 권력이나 부의 집중 같은 것보다 약한 사람들을 섬기고 교회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는 거죠. 더 큰 교회를 만들려고 영향력 모으고 집중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향해 훑어지는 교회가 좀 더 교회다운 교회가 아닐까 합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교회가 교회다울 때 좀 더 많은 일을 감당해왔잖아요. 예전에는 민주화운동도 참여했고 노동운동이나 산업 선교 역할 했었고. 교회가 더 교회다운 역할 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계속 교회에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세요."

댓글3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