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과 동아시아지부장, 한국기자협회장 등을 접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과 동아시아지부장, 한국기자협회장 등을 접견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는 요인들로 속보경쟁과 가짜뉴스, 허위정보 등을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과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부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국경없는기자회 노력 덕분에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는 문제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언론자본, 광고자본의 문제, 그리고 속보경쟁, 그리고 서로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 이런 것들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고,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뿐만 아니라 언론이 자유로우면서도 공정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 할 때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면서 한편으로 언론의 공정한 역할을 다 하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 "2022년 언론자유지수 30위권 가능할 것"

이어 발언에 나선 들루아르 총장은 "2년 전에 제가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문재인 새정부가 2022년까지 언론자유지수를 30위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천명했다"라며 "한국이 이전에 10년 동안 언론자유에서 힘든 시기를 가졌는데 그 이후 약속한 것처럼 한국언론환경에 많은 개선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언론자유지수 30위권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느냐?"라고 묻자, 들루아르 총장은 "지난 2년간 한국은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라며 "현재 41위인데 2022년까지 30위권이 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직후인 2017년 63위에서 2018년 43위로 스무 단계 급상승했고, 올해는 41위로 지난해에 비해 두 단계 상승했다(조사대상국 180개국). 박근혜 정부였던 지난 2016년에는 70위까지 추락한 바 있다.  

이날 접견에 동석한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60~70위권이었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3위, 41위로 상승했다"라며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상승을 부러워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 언론이 노력한 덕분이다"라고 화답했고, 들루아르 총장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아시아에서 최고다"라며 세계언론자유지수를 색깔로 표시한 세계지도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과 동아시아지부장, 한국기자협회장 등을 접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과 동아시아지부장, 한국기자협회장 등을 접견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문 대통령 "언론의 공정성 위태롭게 하는 요소에 관심 가져야"

또한 들루아르 총장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로 권력, 자본, 제도, 허위정보, 오보 등이 있는데, 근거 없는 소문, 광고, 기득권의 이익도 포함된다"라며 "전세계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대해 인지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위기 증상에 대한 치료이지 (그 대책이)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에서 이제는 새로운 체제를 모색하는 데로 나가야 한다"라며 "언론 자유를 위한 인권 보편의 선언, 헌법상 언론의 자유, 언론법 등이 있지만 디지털화된 정보통신시대에서 과거 시스템은 잘 작동되지 않는다, 정보·뉴스 소비자들이 정보를 관리할 권리를 플랫폼에 넘겨줬다"라고 지적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이 때문에 국경없는기자회는 '정보와 민주주의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새로운 시대에서 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을 담은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을 발표했다"라며 "선언은 현재 12개 국가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도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대해 참여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2018년 9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된 '정보와 민주주의 위원회'를 결성하고 같은 해 11월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전문에서 "미디어에 대한 정치적 통제, 뉴스와 정보가 사적 이익에 예속되는 것, 민주적 통제를 벗어난 기업 행위자들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 온라인상의 많은 허위 정보, 언론인을 향한 폭력 행위 및 저널리즘의 질적 추락과 같은 현상은 국민의 알 권리 행사에 위협이 된다"라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공간은 뉴스와 정보의 자유, 독립성, 다원주의를 보장해야 한다. 인류가 공유하는 재산인 이 공간은 사회적, 문화적, 민주적 가치를 가지며, 상업적인 차원으로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다양한 사실과 관점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보의 생산과 배포·유통에서 우월적 지위가 나타나는 것을 가능하면 방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통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경없는기자회가 정치권력뿐 아니라 언론의 공정성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다"라며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에 깊이 공감하며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동참 의사를 밝혔다.

들루아르 총장은 "국경없는기자회는 다음 조치로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를 열 것이다"라며 "정보통신시대에서 제기되는 허위정보, 기득권층의 이해를 담은 잘못된 정보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어떤 단체?

국경없는기자회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고 있는 국제언론인 인권보호·언론감시단체다. 지난 1985년 결성됐고,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 국가들의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해마다 프랑스 본부에서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던 국경없는기자회는 올해는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발표했다. 2년 전에는 동아시아지부가 출범했다.

1971년생인 들루아르 총장은 에섹경영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의 주간지 <르푸엥> 탐사보도 기자(1998~2007년)와 프랑스 언론인교육센터장(2008~2012년)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으로 일해왔다.

아시아를 깊이 이해하고, 아시아문화와 음식에 관심이 큰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에는 중국 천안문 광장 시위에서 탱크를 막아선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돌아보지 않는 사람>을 출간해 주목받았다.

태그:#국경없는기자회,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 #문재인, #정규성, #세드릭 알비아니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