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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령 요양보호사 최대식 할아버지.
ⓒ <무한정보> 김두레	관련사진보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구순의 어르신이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합격을 따내기까지, 3달이면 충분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 그 이유 하나로 이뤄진 결과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거주하는 91세 최대식 옹이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아내 김현정(82) 할머니를 직접 간호하기 위해 결심한 아름다운 도전이다.

6개월 전, 김 할머니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아내가 집안에 물건을 숨겨놓고는 어디에 뒀느냐며 나에게 화를 내더라고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 함께 병원에 갔더니 치매 초기 진단이 나왔어요."

함께 살아온 60년이 넘는 세월, 부부는 서로 싸우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으로 해로를 이어왔다. 김 할머니의 치매진단을 듣고, 아내를 직접 돌보겠다는 마음 하나로 최 옹은 요양보호사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가족을 남의 손에 맡기지 않겠다는 마음인 거죠. 내 아내 간호를 잘하려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심히 하면 되지 나이가 뭐 중요하겠나' 싶은 마음으로 학원에 등록했어요. 아내한테도 당신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니 응원해주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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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식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요양보호사 수업을 듣고 있다. 손에는 반듯하게 밑줄을 긋기 위한 자와 펜이 쥐어져 있다.
ⓒ 충남도	관련사진보기

지난 1월 24일부터 예산간호학원에서 강의를 듣기 시작한 그는 그야말로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학원선생님들이 어찌나 잘 가르쳐 주시는지,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는데 나이가 먹으니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책도 한 번씩 더 보고, 중요한 부분은 밑줄도 그어가며 열심히 했죠. 시험을 앞두고는 모의고사 문제집을 일주일 동안 5번 돌려 봤는데,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할머니 대신 집안 살림을 도맡은 최 옹이 집에서 복습할 시간을 갖지 못하자 학원의 특별지도도 이어졌다.

공진혁 원장은 "어르신은 이해는 잘하시는데 댁에 가시면 살림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라 복습시간이 부족했어요. 합격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시험 보기 전 2주 동안 집중지도를 했죠. 학원에서 합격발표일을 따로 기다리지는 않는데, 학원도 최 어르신 합격발표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어요. 91세에도 '할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주셔서 우리도 참 기쁩니다"라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최 옹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했던 것들이 아내를 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이해하고 대응방안을 배우니 대처하기도 수월하고 서로 힘이 덜 들더라고요. 아내도 계속 치료받으며 많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에요"라고 배움의 성취를 전했다.

생을 마칠 때까지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최옹. 또렷한 목소리와 넘실넘실 춤을 추는 눈가의 미소에 62년 해로한 부부의 정이 진하게 묻어난다.
 

요양보호사는

백세시대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마치 운전면허자격증처럼 남녀노소할 것 없이 소지하는 추세다. 요양보호사는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스스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노인복지법'에 따라 시도지사가 지정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표준교육과정 24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공진혁(예산간호학원) 원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 수강생 연령층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강생 중 반은 가족요양이나 취업을 목적으로, 반은 우선 따 놓고 노후를 대비하는 목적"이라며 "가족요양보호제도를 통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가족을 보살피면서 매월 약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앞으로 방문의료시스템이 확대되면서 더 각광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