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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회에 앞서 당대표 후보 3명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회에 앞서 당대표 후보 3명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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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냉전 장사꾼들의 논리를 계승한 게 지금 무슨 한국당? 자유한국당, 자한당이 그런 논리를 계승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저는 기본적으로 냉전의 좀비들이라고 해요."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신랄했다. 2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그는 자유한국당이 1947년 투르먼 독트린 이후 굳어진 냉전체제를 유독 고수한 한국에서 덕을 본 세력이라며 위와 같이 비판했다.

또 김 교수는 "지금 태극기 부대라고 하는 것은 허상"이라며 "역사를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 집단이 침소봉대되고 있다"고도 했다. 5.18 망언 논란과 한국당 전당대회를 거치며 급격히 우경화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현주소를 '침소봉대'라 규정하며 확산을 경계한 것이다. 10명 중 6명이 넘는 국민들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같은 날 이를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한 '태극기 부대에 취해야 할 한국당의 입장'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단절해야 한다'는 응답은 57.9%, '포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6.1%, 모름·무응답은 16.0%로 집계됐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단절 65.8%·포용 18.7%)과 무당층(단절 45.2%·포용 16.7%)은 '단절해야 한다'는 답이 더 많았고, 반대로 보수층(단절 32.3%·포용 52.7%)과 한국당 지지층(단절 13.5%·포용 64.8%)은 '포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압도적으로 '단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단절 68.7%·포용 9.5%).

세부적으로 봐도, 대구·경북(단절 36.9%·포용 43.8%)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과 연령대에서 '단절' 여론이 '포용'보다 높았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볼 때, 한국당이 지금과 같은 우경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중도층으로의 지지 확산이나 보수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 보인다.

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18 망언'을 비판하고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자고 주장하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지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당 전당대회 선거전에서 나타나는 흐름은 이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황교안의 말 바꾸기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죠.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쉽사리 그렇게 탄핵 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때 OX 문제로 탄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한다, 이렇게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적정한가, 사실은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 해서 세모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선택지가 없는 거예요."

 
 지난 19일 TV조선이 주관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 중 한 장면. '박근혜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질문에 황교안 후보와 김진태 후보는 아니다(X), 오세훈 후보는 그렇다(O)라고 답했다.
 지난 19일 TV조선이 주관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 중 한 장면. "박근혜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질문에 황교안 후보와 김진태 후보는 아니다(X), 오세훈 후보는 그렇다(O)라고 답했다.
ⓒ TV조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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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후보 토론회에 나선 황 전 총리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앞서 하루 전 토론회에서 '박근혜 탄핵이 어쩔 수 없었나'라는 물음에 'X'를 선택,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시기에 법적, 정치적 절차에서 아무런 하자 없이 진행된 탄핵을 부정했던 황 전 총리다.

다분히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과 태극기부대라는 극우층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비판이 일제히 쏟아지자, 그는 다시 말을 바꿨다. 21일엔 같은 질문에 다시 'X'가 아닌 '△'를 선택한 것.

황 전 총리의 이 같은 자기부정에 경쟁후보인 오 전 서울시장과 김진태 의원은 협공을 퍼부었다.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그중 한국당의 우경화에 극심하게 반발해온 바른미래당 김정화 수석대변인의 논평은 군계일학이었다.

"헌재 결정은 '존중'하지만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한 발언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옳지 못한 것을 옳지 못하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당의 대표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랬다저랬다, 오락가락 황교안의 한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 존립 증거' 그 자체다. '헌법 수호 의지가 없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황 후보는 태극기부대를 끌어안기 위해 탄핵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 삼지 마라. '교안'영색(敎案令色)일 뿐이다."


김준교의 사죄에 국민은 없었다

자명하다. 이러한 황 전 총리의 교언영색과 말 바꾸기에 촛불을 들었던 다수 국민들이 모욕감을 느끼리라는 사실은. 당시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이가 불과 2년 만에 입장을 바꾸며 '촛불 혁명', '촛불 시민'들을 모독하고 무시한 셈이기에 더더욱. 국민들을 무시한 이는 또 있었다. 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연일 막말을 내뱉고 있는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 말이다.

"우리 편(한국당) 지지자들이나 보수성향 국민 중 저의 표현이 과해 심기가 불편하신 분들에게 정중히 사과드리나 민주당이나 문재인(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단 1도 없다."

지난 2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한 김준교 후보는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의 이익과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본다"며 "북한 김정은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니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죄글을 올렸다. 국민이 아닌 한국당과 당내 의원들에 대한 사죄였다.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당과 대선배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혼자 하는 전당대회가 아닌데 이렇게 물의를 일으켜 다른 후보님들께 깊은 사죄 말씀 올립니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좀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혈기에 실수했다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도중 하차'를 막기 위한 태세 전환용 제스처라고나 할까. 이 같은 김 후보의 사죄는 당 내부에서 쏟아진 비판과 경계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20일 박관용 한국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징계'나 '경고', '주의'를 거론했다. 앞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이완구 전 총리나 장제원 의원 등 다수의 당 인사들이 김 후보에 대한 우려를 직간접적으로 표한 바 있다.

그중 장제원 의원은 20일 YTN에 출연해 "(김준교 후보의 발언은) 정말 잘못된 발언이고 망언"이라며 "엄중 경고도 해야 하고 당에서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장 의원은 김 후보를 "0.1%도 득표하지 못할 후보"라고 칭한 뒤, "정치를 시작도 하지 않은 이런 사람의 발언이 '너무 과대 보도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5.18 망언'과 '탄핵 부정', 급기야 '박근혜 사면'까지 
 
"사려깊지 못했다" 사과한 김준교 후보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그동안 사려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전당대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사과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문재인 탄핵시키기 위해 전대에 출마했다" "이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등 자극적인 발언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 "사려깊지 못했다" 사과한 김준교 후보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사려깊지 못한 자신의 언사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김 후보는 "문재인 탄핵시키기 위해 전대에 출마했다" "이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등 자극적인 발언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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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는 한국당의 우경화 흐름과 관련 당 안팎에서 거세진 비판을 의식한 듯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황 전 총리는 토론회 자리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폭탄'을 투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호의적이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최초로 사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이날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구금돼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사면에는 법률적 절차들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사면 결정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 검사 출신이자 법무부장관을 지낸 법률가가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을 거론하다니, 극우 표심을 얼마나 의식했으면 이러한 주장을 펼 수 있을까.

"더 심각한 것은 당 대표 후보자들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박근혜 탄핵 무효론 및 사면론을 들먹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5.18 망언으로 제명돼야 할 김진태 의원은 그렇다 쳐도, 가장 유력한 대표후보로 평가받는 황교안 후보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을 받지 않았고, 그래서 박근혜 탄핵절차는 잘못됐다'며 사실상 탄핵부정론에 합류했습니다.

오세훈 후보 역시 사면을 계속 언급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한국당 대표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태극기 부대의 부대장을 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일침이다. 에둘러 갈 필요 없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말마따나, "냉전의 좀비들"이 침소봉대한 끝에 허상을 좇고 있는 꼴이랄까. '5.18 망언'에 이어 '탄핵 부정'을 거쳐 '박근혜 사면'까지.

황교안 전 총리의 이러한 자기부정에 이은 '태극기 끌어안기'야말로 작금의 한국당이 어디로 가는지, 그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하지만 만약 유력 후보인 황 전 총리가 당선이 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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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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