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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줄이었던 밧줄 감아 올려

6일 오후 75m 고공 위 홍기탁, 박준호 두 노동자가 지상으로 통하는 단 하나의 소통선이자 목숨줄이었던 밧줄을 감아 올려 버렸습니다. 그러곤 곧바로 4시 40분경 SNS를 통해 무기한 단식 돌입을 선언했습니다. 하루 두 번 오전 10시와 오후 5시에 올려주던 밥통 주머니가 차갑게 식은 채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지난 421일 동안 그렇더라도 죽지는 말자고 밥을 올려주던 생명줄이었습니다. 그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밥과 반찬을 지어 온 수많은 이들의 정성이 그들을 간신히 먹여 살렸습니다. 그 밥 한 끼의 마음을, 국 한 그릇의 마음을, 반찬 두어 가지의 마음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일산에서 20억대의 고가 빌라에 살며, 기사가 달린 억대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김세권씨는, 그리고 그의 밑에 있는 강민표 전무는 알까요.

물도, 소금도, 효소 한 병도 없는 상태입니다. 극한의 선택입니다. 혹여라도 그럴까봐 그간 비축할 만한 것들을 매달아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몇 병 남은 작은 생수들도 모두 얼어 있다고 합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평소 무어라도 좀더 올려줄 걸 그랬나 봅니다. 차가운 물이라도 먹고 충분히 올려줄 걸 그랬나 봅니다.

지난 12월 25일 긴급건강검진을 위해 굴뚝에 오른 인도주의의사협의회 최규진 의사 선생님의 전언에 따르면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공간'으로 건강검진이라는 말조차 붙이기 힘든 공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공간에서 421일을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미치지 않고 정신을 가누고 있다는 것만도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했다는 무슨 아우슈비츠도 아니고, 741부대도 아니고 이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 곳에서 한 번의 겨울을 나고, 또 한 번의 겨울을 맞아 지난 십수 일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한파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긴급하게 뜨거운 물통 하나, 전열기 하나 올려 주자는 말 한 마디 없는 이 국가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전기선 하나, 작은 전기담요 하나라도 올려줘야 하지 않느냐는 말 한 마디 없는 이 정부와 국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두 농성자의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밧줄을 내려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농성자들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 422일째 고공농성에 이어 무기한 단식 돌입한 홍기탁-박준호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두 농성자의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밧줄을 내려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농성자들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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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일 동안 김세권 사장과 강민표 전무의 안전을 위해 우리의 귀한 세금을 써가며 굴뚝 밑을 지켜주면서, 저 높은 곳에서 조난신호를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산악용 침낭 하나라도 올려주자는 말 한마디 없는 경찰들, 공무원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겠습니까.

죄를 짓고 들어 간 감옥방도 모두 난방 시설이 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저녁이면 수건으로 몇 겹 감싸지 않으면 맨살이 익을 정도로 뜨거운 온수를 주어 '유담포'라는 난방기구를 껴안고 잘 수 있게 하는 세상입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수증기로 꽉 차 눈앞이 보이지 않는 욕탕에서 노골노골하게 몸을 풀 수 있도록 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저들은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그 모든 인도적 조치로부터도 배제 당해 있는 것입니까. 서로가 적군이 되어 살상을 일삼는 전쟁터에서 혹여 포로가 되더라도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는 세상입니다. 최소한 얼어죽을 정도의 고문은 받지 않으며, 살인적인 폭염 아래 맨 몸으로 버려지지는 않습니다.

태풍에 날아가 75m 벼랑 끝으로 떨어질까봐 폭우 속 자신의 몸을 밧줄로 칭칭 묶고 견디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중죄인보다, 전쟁포로보다 못한 처우를 받아야 하는 저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그들도 사람일까요. 사람이라면 사람에 걸맞은 대우를 받아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들이 원해서 하는 일 아니냐고요? 그게 어떻게 사실이 될 수 있습니까. 세상의 어떤 이가 저런 벼랑 끝에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매달고 싶어 합니까. 김세권 사장은 지난 400여 일 동안 단 한 번도 대화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가 여론의 포화에 밀려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서서 한 이야기는 '굴뚝에 올라가면 영웅'이 되느냐는 기가 막힌 기상천외한 말이었습니다.

그와 강민표 전무를 저 굴뚝 위에 올려 단 며칠만이라도 살아보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말이 어떤 사람의 배꼽에서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해 보면 좋을 듯합니다. 김세권 같은, 강민표 같은 기업가들에게 내쫓겨 고공농성을 해야 했던 이들의 삶이 어떤지 차마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이 이후 어떤 심적 장애를 느끼며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차마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2015년 408일 고공농성을 했던 차광호 지회장은 지금도 공황장애 증세가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짐승만도 못한 대우 견디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들 노동자들이 겪었던 십수 년의 고통을 짧은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2005년 한국합섬이 기업주의 방만한 경영 등으로 도산하며 16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잘려 나갔습니다. 5년간 빈 공장을 지키며 싸울 수 있었던 이들은 104명이었습니다. 남은 104명에 대한 고용, 노동조합,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며 구 한국합섬을 2010년 인수한 이가 김세권 스타플렉스 사장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이윤을 지키기 위해 약속을 어기고 1년 8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한 무책임한 기업가였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김세권 사장의 책임을 물을 수 있었던 노동자들은 11명에 불과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그러했습니다. 2015년 7월까지 다시 빈 공장 굴뚝에 올라 408일이라는 전대미문의 굴뚝고공농성을 해야 했습니다. 다시 고용과 노동조합,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받고 고향 구미를 떠나 먼 충남 아산까지 김세권 사장이 약속한 자회사 파인텍으로 갈 수 있었던 이는 7명이었습니다.
 
김세권 대표 공개지명수배 포스터
 김세권 대표 공개지명수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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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인텍은 다음과 같은 회사였습니다.

▲ 김세권 사장의 법적 책임을 지우기 위해 강민표 전무를 '바지사장'으로 세운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 정상 생산과 운영에 필요한 신규사원은 단 한 명도 추가 고용하지 않고 조합원 7명만을 격리 수용하는 수용소나 격리소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 구 스타케미칼 공장부지 수만평을 가지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조합원들의 거주지인 경북 구미에서 한참 떨어진 충남 아산생산에 조악한 건물을 세를 내어 지은 가족 및 인권 파괴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와 연동 납품되는 제품 생산을 하면 충분히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데도 스타플렉스와 관련 없고 영업 경험도 없는 물품인 천막천을 생산하며 애초부터 정상운영, 공장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 경력과 나이는 무시되었습니다. 최저임금+1000원의 시급제로 최저임금 정도의 박봉이었지만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생산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임금을 통한 탄압에 나서서 일이 없을 때는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70만 원, 130만 원 등 최저생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아야 했습니다.

▲ 생활환경은 최악이었습니다. 조악한 기숙사에 외지근무인데도 밥은 한끼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사원복지 개념은 아예 없었습니다.

▲ 노동조합 인정은 무늬만이었고 어떤 활동시간도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 이 모든 근로조건 사항들은 헌법에 보장된 노사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으로 정하게 되어 있는 바, 정상적인 운영과 약속 이행을 위해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지만 정상교섭을 거부 회피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해서 약속의 총체적인 파기를 통해 관계의 파국을 유도했습니다.

▲ 이 모든 약속파기에 문제 제기를 하고 어쩔 수 없이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세권 사장은 파인텍의 임대공장 계약을 만료했습니다.

▲ 현재 파인텍은 공장도, 설비도, 직원도 한 명 없이 페이퍼만 있는 가짜 회사일 뿐입니다. 애초 정상 운영할 생각이 없었던 회사입니다.

노동자들이 강성? 스타플렉스 경영자들이야말로 강성

1600명에서 104명으로, 28명에서 11명으로, 7명에서 5명으로 말라비틀어지고 짓밟히고 내쫓긴 이들이 그들입니다. 그들이 강성이라고요? 노동조합이 문제라고요? 그 노동조합, 노동자들을 처참하게 내몬 김세권 대표, 강민표 전무만한 강성이 어디 있겠습니까.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겠다는 정의로움이 아니라면, 다시는 김세권과 강민표를 닮은 기업가들이 다른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폭력을 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순박함이 아니라면, 노동자들이라고 이런 이들 밑에서 일하며 살고 싶겠습니까. 내쫓겨 몇 년째 돈 한푼 벌지 못한 채 가족과 헤어져 거리를 떠돌다 저 하늘감옥까지 쫓겨 올라가 오늘(7일)로 421일째 이 지상을 향해 조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저들이 강성입니까.

누가 성공한 자이며, 누가 이긴 자입니까. 누가 짓밟은 자들이며, 누가 정녕 피도 눈물도 없이 악독하고 무서운 이들입니까. 누가 사과해야 하며, 약속을 지켜야 하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그간 홍기탁, 박준호 두 노동자가 2015년에 이어 또 한 번의 고공농성 408일을 넘기게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그들이 또 한 번의 겨울을 75m 굴뚝 위에서 보내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2018년 연내 해결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민사회, 언론, 종교계, 정치권 등 한국사회 전체가 나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차광호 지회장의 무기한 단식 호소가 오늘로 29일째입니다. 나승구, 박승렬, 박래군, 김우, 이해성씨 등 시민사회대표단의 무기한 연대 단식도 오늘로 21일째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저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간 사회원로 선생님들의 비상시국선언이 있었고, 국가인권위원장의 해결촉구 등이 이어졌습니다. 전국의 시민들이 그들이 '땅으로' 내려오기를 바라는 희망버스 운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차광호 파인텍 노조 지회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측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와 첫 만남을 앞두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12.27
 차광호 파인텍 노조 지회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측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와 첫 만남을 앞두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12.27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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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기사에 따르면 사내유보금 774억 원을 보유하고, 국내와 베트남 등 국외에서 지금도 신입사원을 뽑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은 끝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떤 진정성 있는 답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굴뚝농성 400여 일이 되도록 단 한 차례의 교섭에도 응하지 않다가 시민사회와 여론, 종교계 등까지 총체적으로 나서자 마지못해 나왔을 뿐입니다.

나와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이 없었습니다. 4차례의 교섭장에서도 웃고 다니며 온갖 변명으로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노동자들을 매도하기에만 바빴습니다.

반대로 노동자들은 그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동료들인 고공농성자들의 안전한 삶으로의 복귀를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원만한 합의를 바라는 전국민적 바람에 화답하기 위해서 스타플렉스 음성공장으로 정상고용하라는 최소한의 요구도 내려놓고 그럼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거냐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네 차례에 이르는 교섭에 성실하게 나섰습니다.

김세권 사장이 분명히 책임지는 방식이면 그간의 핵심요구였던 스타플렉스 직고용이 아닌 다른 방안들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게 듣고 논의하겠다는 자세였습니다. 유령회사 가짜회사 파인텍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가 분명히 책임을 지는 약속이 전제되면 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세권 사장은 파인텍 재가동안을 제시하며 본인은 어떤 경영, 고용, 법적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최소한 파인텍을 재가동하더라도 바지사장이 아닌 형태로 김세권 사장이 분명히 고용과 경영, 법적책임을 지는 회사로 하겠다는 것이라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으나 전혀 그럴 의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모든 협상 과정에 강민표 전무는 더 많은 사회적 공분을 쌓고 있습니다. 실제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는 사람이 참여하여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고, 책임있는 안이 나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다시 과거와 같은 약속불이행의 사태가 있을 시에는 스타플렉스로 고용 등을 승계하겠다는 미래조항이라도 한 줄 넣어 책임지겠다는 진정성이라도 확인, 약속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봤지만 이런 약속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간 본인의 약속과 다르게 스타플렉스 직고용을 포함해 어떤 다른 방법이더라도 본인의 직접적, 법적 책임은 전혀 없게 하겠다는 기존의 의사가 그대로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그런 김세권 사장의 약속불이행, 책임회피가 오늘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으로 하여금 헐거워진 목숨마저 걸게 했습니다. 사람의 목에 직접 칼을 들이대야만 살인이 아닙니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에서 숱하게 보았듯이 자신의 이윤만을 위해 노동자들을 짓밟고 쫓아내고, 기만하고, 약속을 어기는 일 자체가 간접 살인행위입니다.

그들도 가족이 있고, 누리고 싶은 일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모든 것을 빼앗은 것은 자신의 이윤만을 지키기 위해 한국합섬 인수 당시 고용과 노조, 단체협약을 승계하겠다는 약속을 1년 8개월 만에 어기고, 2015년 408일의 고공농성 끝에 합의한 정상고용의 약속을 두 번째로 어긴 김세권 사장과 강민표 전무였습니다.

그들의 한줌 이익이 지켜지기 위해 한국사회는 수많은 사회적 고통과 아픔, 갈등 비용을 몇 년째 지불하고 있습니다. 왜 한국사회가 이들의 개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 이토록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이며 아프고 고통스러워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인간적이며 반인도적인 사업가 퇴출해야

이제 우리의 요구도 다릅니다. 김세권 사장 같은 비인간적이며 반인도적인 사업가는 이 사회에서 퇴출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큰 사회적 갈등과 물의를 빚으며 대한민국 사회를 세계적인 인권오명국으로까지 만들고 있는 책임을 묻고 진실규명을 위한 법적 조사가 이루어져 합니다.

내일인 1월 8일 오후 2시에는 김세권 사장과 같은 거주지역에 사는 일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부끄러워 함께 못 살겠다는 규탄 및 즉각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김세권 사장 집 앞에서 엽니다. 1월 10일 오후 1시에는 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시민공동고발인단이 공개 조사를 요구하는 고소고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가 8년여에 걸처 행한 약속불이행을 조사해야 합니다. 민변노동위원회와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국회 을지로위원회 등과 협의하여 사회적 단죄와 진실규명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를 열 것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입만 열면 외국으로 자본 이동을 할 수 있다, 차라리 공장을 처분해 버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도덕적 사업가, 이런 기업 활동이 단죄되어야 2200만 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노동자들과 그들의 임금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의 일상과 미래가 조금은 안전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로 408+422일, 하루하루 날짜를 더하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참담하고 부끄럽게 하는 굴뚝 농성 상황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도 요청합니다. 대통령과 정부, 국회가 제대로 나서서 이 극한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나아가 실제 부를 생산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며 살기를 거부하는 기업가들이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합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며 노조를 할 것이기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백주대낮에 버젓이 하는 김세권, 강민표 같은 사람들이 다시는 어떤 기업 활동도 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게 이 땅의 정의이며, 준엄함이며, 평범함이 되어야 합니다. 법이 편파적으로, 노골적으로 그들 기업가들 편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비참한 일이, 억울한 일이, 추악한 일이 계속됩니다. 촛불항쟁의 요구를 받아 새로운 노동사회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단식 21일차가 되니 기운이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 그러나 422일을 저 높은 곳에서 버티고 있는 저들만큼이나 하겠습니까. 부디 그들이 하루속히 우리 곁으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이 텅빈 공복의 시간을 견뎌봅니다. 진실은 바로잡히고, 양심과 정의가 승리할 것입니다.

내일은 오전 10시에 긴급 의료지원 및 인도적 물품 전달, 그리고 단식 종료를 설득하기 위한 시민사회종교 대표단이 굴뚝을 다시 오릅니다. 부디 고공농성자들의 마음이 조금은 풀리기를 소망해 봅니다.

태그:#파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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