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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정문과 중앙 현관 앞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
 경남도교육청 정문과 중앙 현관 앞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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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박종훈 교육감) 정문과 중앙현관 사이 화단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3·1항쟁(3·1만세시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잔재 청산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본 식민지 통치의 상징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래세대를 가르치는 교육행정의 중심인 교육청에, 그것도 정문에서 들어오면 처음으로 맞이하는 중앙화단에 그런 나무가 심어져 있어 이번 기회에 처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1909년 1월 대구 달성공원에 순종 황제와 함께 첫 기념식수를 했고, 이후 '일제 식민지의 상징 나무'로 알려졌다.

일본이 원산지인 가이즈카 향나무는 이후 우리나라 관공서와 학교 등에 많이 심어졌다. 우리나라 토종 향나무는 성장이 더디고 용트림하듯 불규칙하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13년 국립현충원과 2014년 국회에 청원을 통해 "가이즈카 향나무를 뽑자"고 요구했고, 일부 제거되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 마당 중앙화단에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는 언제 어떻게 해서 심어졌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경남도교육청이 부산에 있다가 1983년 창원으로 이전해 개청한 뒤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경전문가 박정기(창원)씨는 "우리나라 학교와 관공서에 특히 가이즈카 향나무가 많다. 이미 문화재구역 안에는 이 향나무를 제거하고 있다"며 "이 향나무는 왜금송, 노무라나무(빨간 단풍)과 함께 대표적인 일제 나무다"고 했다.

그는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기관에 그런 나무가 심어져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인 해로, 이번 기회에 그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소나무 등 다른 수종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올해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민중이 일어섰던 3·1독립만세시위가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며 "3·1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친일잔재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청의 역할이 막중할 것"이라며 "우선 도교육청 마당에 있는 일제 잔재 나무를 없애고 우리 민족을 대표할 수 있는 나무를 심는 상징적인 활동에서 시작했으면 한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도 '가이즈카 향나무'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 권상태 총무계장은 "올해가 3·1절 100주년을 계기로 해서 나무를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적당한 나무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1983년 경남도교육청이 이전 개청하고 나서 조경 차원에서 초록색으로 가꾸다 보니 그 나무가 심어진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내역은 알 수 없다"며 "일제 식민지 나무라는 논란도 있고 해서 논의를 해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 정문과 중앙 현관 앞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
 경남도교육청 정문과 중앙 현관 앞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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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향나무,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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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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