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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주민과함께 부설 아시아평화인권연대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다”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사)이주민과함께 부설 아시아평화인권연대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다”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 이주민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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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방식의 냉전적 이분법, 예컨대 (선량한) 민간인-베트콩, 피해자-가해자, 애국-종북 등의 도식을 벗어난 훨씬 설득력 있는 담론을 창출함으로써 참전군인들에게 어떠한 내면적 억압도 없이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역사학·사회학자, 기억활동가, 법조인, 그리고 당사자들이 각자의 다양한 입장을 펼쳐 보임으로써 여태까지 구태의연한 반공주의의 논리 아래 감추어져왔던 제반 문제들을 함께 발굴하고 진단하고자 한다."


(사)이주민과함께 부설 아시아평화인권연대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다"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열면서 이같이 밝혔다. 행사는 12일 오후 6시30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열린다. 

심포지엄에서는 전진성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운영위원이 "<빈딘성으로 가는 길>은 누구를 위한 길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한다.

이어 조진석('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의 성취와 한계, 그리고 새로 여는 길), 한성훈(베트남 공산당의 역사인식과 한국군), 임재성(시민평화법정을 통해서 만난 참전군인의 목소리), 김민철(과거사 청산의 경험을 통해 본 베트남전 참전군인 문제), 정영민(참전군인의 증언과 고언), 박숙경(참전군인 가족이 만난 베트남)씨가 토론한다.

전진성 연구위원은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꿈날개를' 사업의 하나로 올해 <빈딘성으로 가는 길: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기억과 약속을 찾아서>(책세상 간)을 집필했다.

이 책은 부제 그대로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피맺힌 기억과 이루지 못한 염원을 발굴해 놓았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이는 대한민국 참전 군인들을 전적으로 비판하거나 아니면 변호하던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전진성 연구위원은 "참전군인들을 사법적·도덕적으로 심판하는 것만으로는 베트남전이 한국사회에 남긴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며 "후세대의 유리한 입장에서 앞 세대의 과오를 심판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들을 우리자신의 모습으로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한 세대가 겪었던 고통과 책임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해갈 때만이 '가해자'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과거를 반성적으로 고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직 이럴 때만이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도 광범위한 사회적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이번 심포지엄과 관련해 "베트남전이 남긴 부정적 유산 중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뼈아픈 과거에 대한 무감각이며 그러한 정신적 결핍의 한가운데에 참전군인이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이 단체는 2007년부터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꿈날개를'이라는 이름의 장학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 단체는 "베트남에서 전사한 참전군인 가족으로부터 '아버지를 기억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제안에 따라 고인의 한이 깃든 베트남 빈딘성에서 참전군인 가족과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베트남인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악연을 인연으로 전환시킬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참전군인들을 위해, 더 나아가 우리사회를 위해 절실한 것은 베트남전 참전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만드는 일이다"고 했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새로운 담론들이 풍부하게 제공될 때 참전군인들은 비로소 궁색한 자기변명의 질곡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기꺼이 가해자의 자리에 세우고 속죄와 사과 그리고 화해의 길로 나서게 될 것"이라며 "우리사회 가득히 진실과 정의, 그리고 본원적인 인류애가 꽃피게 되길 염원한다"고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건강사회를위한치과회 부산경남지부, 교육연구소 다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부울지회, 국제노동자교류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산지부, 부산지역공공기관노동조합협의회,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부산환경연합,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후원한다.

태그:#베트남전, #아시아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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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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