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대구시교육감에 출마한 예비후보들과 경북교육감 예비후보들이 모두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 및 교권보호와 신장에 힘쓰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놓았다.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들 교권 신장 및 행정업무 경감 등 약속대구시교육감에 출마한 강은희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보호프로그램 도입과 교사 안식년제 확대, 교육권보호센터 설립 등 '존중받는 교사, 살아있는 교실'을 위한 교권신장 공약을 발표했다.
강 예비후보는 "교육청 예산으로 학생대표가 카네이션을 사서 선생님에게 달아주는 스승의 날 행사를 보는 심정은 슬프고 착잡하다'면서 "교사가 존경받고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학생이 서로 싸우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는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영국의 교사보호프로그램(Teachers Guarantee)과 같은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교권침해를 방지하고 교권신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 예비후보는 이어 학교평가제도를 폐지하거나 전면 개편하고 구매계약절차를 개선해 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교원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보호배상 책임보험' 가입 지원, 교감 자격연수자 미발령자에 대한 가산점제 시행과 교장 임용예정자의 역량평가 폐지를 약속했다.
김사열 예비후보는 "날이 갈수록 '교권존중'과 '스승공경'의 사회적 풍토가 사라지고 있고 교권침해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보호를 위한 교권3번(아동복지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개정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이어 "교사들의 잡무 과다로 수업전문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불신이 교권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교사 행정업무 지원을 위한 '교무행정사' 확대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교원업무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도 교사들의 안식년제 확대를 약속했다. 그는 "교사휴식년제 확대 실시와 교사연구년제를 신설해 선생님들이 갖는 업무분담과 피로를 해소시키고 교사의 자긍심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덕률 예비후보도 교권보호 전담팀을 운영하는 등 선생님이 존경받는 대구를 만들겠다며 "교육현장에 정작 선생님이 소외되는 '교사 패싱'이 없도록 꼭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홍 예비후보는 "오늘도 묵묵히 일선 교육현장을 받치고 있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교사 스스로 스승의 날을 폐지해줄 것을 청와대에 청원할 정도로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권침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이 모든 대응을 진행해 선생님을 지키고 이에 따른 학교와 교사의 업무 부담 등도 덜 수 있도록 하겠다"며 "또한 전시행정, 교육청 평가를 위한 업무를 줄이는 등 교사의 행정업무를 50% 수준으로 경감하고 획일적인 대규모 교사연수를 '교사 주도형 소규모 연수'로 전환하는 등의 연수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예비후보는 또 "학교 내 전문학습공동체 등의 운영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등 교사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교원평가 및 교원 성과급제와 관련 경쟁적 평가시스템을 협력적 평가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교육감 일부 예비후보들 스승의 날 폐지 반대, 2월로 옮길 것 주장도경북교육감 예비후보들도 역시 교권신장 등에 대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일부 예비후보는 스승의날을 2월로 옮겨야 한다거나 스승의날 폐지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진보교육감 이찬교 예비후보는 '스승은 낯선 세계를 찾아가는 이들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나침반과 같다'면서 "경북 각지에서 참교육을 실천하고 계시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 예비후보는 "그동안 경북교육청이 각종 정책사업과 전시성, 실적 위주 행정을 하는 바람에 많은 교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불필요한 일에 동원되느라 오롯이 학생들에게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원업무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 예비후보는 또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과대학교 해소, 초등학교 복식학급 해소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교사의 노동기본권 및 정치기본권 보장, 성폭력·성희롱 없는 학교 만들기, 기간제 교사 등 교원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경북교육도 혁신할 때가 왔다"며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청의 간섭과 업무량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성을 바탕으로 아이가 행복하고 부모님이 안심하며 선생님이 보람차고 즐거운 혁신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상섭 예비후보는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면서 사립교원의 장학사 등 전문직 선발기회 확대, 장학사·장학관 출신이 아닌 교장에게도 교육장 기회 부여 등 교사의 사기진작과 자존심을 높이기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안 예비후보는 이어 구체적으로 교사 향정업무 축소, 우수 교직원 우대정책, 교원 치유 지원센터 기능 강화, 경북교육연수원을 통한 재충전과 힐링 공간 마련, 교권확보와 교사 존중문화 확산 등을 들었다.
그는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이 빗발치는 현 상황에 대해 "보여주기 식의 스승의 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사의 역할을 보장해줘야 본래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서도 스승에 대한 존경과 제자의 사랑이 이뤄지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규열 예비후보는 '글로벌 마인드와 변화를 추구하는 습관을 토대로 하여 경북교육에 꼭 필요한 변화를 불러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교육정책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장 예비후보는 우선 "학생, 학부모, 교사 누구든지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하여 청원할 수 있고 사안에 마음을 같이 하는 분들의 숫자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교육감과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살펴 대응할 수 있도록 '누구나 청원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저소득층 학생 해외탐방 및 연수 지원, 학교폭력에 단호하게 대처, 대학입시 제도개혁, 유치원과 보육기관의 관리와 지원체계를 통합하는 '유보통합'논의 본격화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경희 예비후보는 한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을 한 사실을 들며 "왜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했을까 깊이 생각해 보았지만 존폐에 대한 논의가 본질을 왜곡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스승의 날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교권회복을 위한 노력이나 스승을 존경하는 충토는 제도적 개선 없이는 어렵다"면서 "진심으로 스승에 대한 존경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 뿌리내리도록 제도와 형식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골 초등학교 시절 호롱불 밑에서 줄판과 등사용지에 철필로 시험문제를 만들고 이른 아침에 등사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며 "군사부일체라는 말을 차치하더라도 교사를 교육자라기보다는 교직자로 대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임종식 예비후보는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한 학년이 끝나는 2월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예비후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스승의 날 폐지 청원에 대해 "정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글들도 많이 있다"며 "하지만 스승의 날 폐지보다 2월쯤으로 옮겨 선생님의 감사와 존경의 망음이 저절로 우러나올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스승의 날 의미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에게 1년간의 가르침에 감사했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진심으로 우러나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