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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미국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폐쇄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미국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폐쇄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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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0일 오후 2시 20분]

청와대 행정관 부인이 보냈다는 이메일이 공개돼 청와대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의 부인이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홍 행정관의 부인은 현재 감사원 소속 공무원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홍 행정관의 부인인 장아무개씨는 지난 2017년 1월 28일 한미연구소에 보낸 이메일에서 "(방문연구원 선정에 있어서) 내가 김기식의 전 보좌관의 아내라는 점을 염려한다고 들었다"라면서 "그것은 사실 무근의 염려"라고 편지 작성 동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장씨는 연구원 선정 최종 결정에 ▲ 나를 전직 의원 보좌관의 아내 말고 감사원 국장으로 봐달라 ▲ 나는 긍정적이고 가치있는 역할을 당신들의 기관에서 할 수 있다 ▲ 김기식 전 의원의 행동이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이를 중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등을 고려해달라고 적었다.

'김기석 전 의원의 행동이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이라고 쓴 대목은 김 전 의원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한미연구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것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장씨는 "나를 뽑아주면 감사원이 의미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장차 감사원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이 교류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남편인 홍일표 행정관과 자신이 근무하고 있던 감사원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방문연구원으로 뽑아달라고 했다'는 것. 이 의원은 "연구소를 공격하던 남편 측을 활용해 자신의 이익을 달성한 행위는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홍 행정관의 부인인 장씨는 지난해 감사원 국장으로 승진한 직후 한미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국외연수를 진행했고, 지난 3월 복귀해 현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인 홍 행정관은 한미연구소 예산 지원 중단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청와대는 이를 적극 반박해왔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9일 "행정관에 불과한 홍일표 행정관이 조윤제 주미대사를 움직이고, 장하성 정책실장을 움직인 꼴이다"라고 홍 행정관의 관여 의혹을 일축했다.

특히 홍 행정관의 부인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지난해 1월 행시 출신인 부인이 감사원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정당하게 국가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다"라며 "그런데 <조선일보>가 마치 부인이 한미연구소 연수를 구재회 소장에게 부탁한 것처럼 보도했다"라고 비판했다. 한미연구소 방문연구원에 선발되는 과정에 부적절한 청탁 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공개한 장씨의 이메일을 보면 장씨가 방문연구원으로 뽑아달라고 한미연구소에 부탁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로 인해 "부탁은 없었다"라고 반박해온 청와대로서는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2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가 홍일표 행정관의 부인과 관련해 홍 행정관이 부인의 연수에 관여한 바 없다고 했는데 어제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증거가 나왔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관계자는 "감사원이 조사한다고 하니까 감사원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만 짧게 답변했다.

전날(19일) 감사원은 이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자체 감찰실을 통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20일 감사원은 장아무개씨의 국회 파견을 면하고, 대기발령 상태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태그:#홍일표 행정관, #이태규, #한미연구소, #감사원, #김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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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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