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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오르고 있다.
▲ 사퇴 압박받는 김기식 '묵묵부답'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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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3일 오전 11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이 로비성 해외출장 의혹, 정치자금 분식회계 등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의혹들에 "위법하다는 객관적 판정이 있거나 도덕성이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사임토록 하겠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게 전달한 글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라고도 했다.

전날(12일) 청와대는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들의 적법성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선관위)에 보냈다. 여기에는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해 해외출장을 가는 것,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출장을 가는 것, 해외출장 중 관광하는 것, 국회의원이 임기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진에게 퇴직금을 주는 것 등의 적법성 여부가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이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라고 말한 것은 중앙선관위에 보낸 질의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에 질의한 내용 가운데 '적법하지 않다'는 판정이 하나라도 나오면 사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의 글에 두 차례 등장하는 "사임토록 하겠다"라는 표현이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김 원장을 해임하겠다는 것인지, 김 원장 스스로 사퇴하도록 하겠다는 것인지는 그 의미가 불분명하다.

"위법한지, 당시 관행이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며 "그러나 당시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과 해임 요구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판단에 따라야 하겠지만, 위법한지, 당시 관행이었는지에 대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조사 결과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피감기관들 가운데 무작위로 16곳을 뽑아 조사했더니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경우는 더불어민주당 65차례, 자유한국당 94차례였다"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조사결과를 볼 때 김 원장이 자신의 업무를 이행할 수 없을 정도로 도덕성이 훼손되거나 국회의원의 평균에 해당하는 도덕적 감각을 밑도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 기회에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을 것이다, (이는)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며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 늘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오늘 오전 이런 내용의 글을 써서 저에게 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직접 써서 김 대변인에게 전달한 글의 전문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당시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과 해임 요구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판단에 따라야 하겠지만, 위법한지, 당시 관행이었는지에 대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을 것입니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습니다. 늘 고민입니다.

2018년 4월 13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태그:#문재인, #김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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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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