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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한하천학회와 경남환경연합, 낙동강네트워크가 낙동강 답사를 실시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와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 칠서정수장을 찾아 수위 등을 점검했다.
 16일 대한하천학회와 경남환경연합, 낙동강네트워크가 낙동강 답사를 실시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와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 칠서정수장을 찾아 수위 등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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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으로 '엉망'이 된 낙동강을 재자연화할 수 있을까? 낙동강에 들어선 8개 보를 완전 철거하는 게 가능한지, 그렇게 하려면 어떤 선결조건이 있어야 할까?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오는 29일 오전 마산YMCA 청년관에서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재자연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역사회 간담회를 연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이날 '4대강사업 재자연화의 방향과 보 철거 가능성'에 대해 발제한다. 박 교수는 26일 미리 낸 자료를 통해, 4대강사업으로 망가진 낙동강의 실상을 고발하면서 재자연화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보 상태는 안전한가"에 대해, 박 교수는 "달성보는 2011년 2월 하상보호공 공사가 있었고 올해 3월 보수공사가 있었으며, 창녕함안보 등 다른 보도 보강공사가 있었다"고 해,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 보 수문 부근에서 물이 누수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수중조사 결과에 대해, 그는 "올해 3월 창녕함안보에서는 '물받이공 깨짐'이 있었고, 3번 수문 받침대가 깨졌으며, 누수와 파이핑 현상도 있었다"고 했다.

준설했던 강은 다시 퇴적이 빠르게 진행되고, 녹조는 심각한 상태다. 박 교수는 "녹조가 수돗물에 미치는 영향은 비릿한 물냄새와 과다한 응집제, 염소 냄새 등이다"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 했다.

낙동강은 보로 인해 물이 흐르지 않고 정체 현상이 심하게 발생했고, 이는 '호소'로 변한 것이다. 박 교수는 "창녕함안보 등 물 속 저층은 오염이 심각하고, 4대강사업 이후 수질은 매우 악화되었다"고 했다.

박재현 교수는 "4대강 보는 최근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녹조 발생 등 수질악화의 요인이라는 게 박근혜정부 때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의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동강에 건설된 8개의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물흐름이 정체되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4대강사업 이후 매년 반복되는 녹조와 물고기 폐사 문제로 낙동강의 수질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라 했다.

박 교수는 "수문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가동보'를 상시 개방하면, 보 건설 이후 정체된 물 흐름을 최소 2배 이상 빠르게 발생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속 증가는 낙동강에서 몇 년간 발생하고 있는 녹조 문제, 보 상류 퇴적현사,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물고기 폐사 등 많은 문제점을 즉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낙동강 답사하고 있는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토목공학).
 낙동강 답사하고 있는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토목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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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보 철거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박 교수는 '지천 역행침식'과 '농업용수 취수 문제', '지하수위 저하'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지천과 관련해 그는 "4대강 하상은 이미 사업을 통해 상당 부분(3~4m) 파헤쳐져 있기 때문에 보 철거시 합류부에서 유속 증대와 보 상류의 세굴·침식, 하류의 퇴적이 예상된다"며 "이에 본류 하상 안전시까지 지천 합류부 사항 보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농업용수와 관련해, 그는 "보 건설 이후 관리수위 유지로 농업 용수 등 취수시설 보수와 개선사업을 실시했다"며 "보 철거시 수위 하강으로 취수시설의 정상적인 유지가 불가능하다. 취수구 개선이 필요한데, 국토부는 200억원의 소요예산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이후 관리수위 유지로 주변 지하수위 상승이 발생했다"며 "보 철거시 지하수위 저하로 농업용수 취수에 문제 발생 가능하다. 지하수위만 생각할 경우, 4대강 사업 전 본류 하상을 회복한다는 가정 하에 보에 의한 본류 하천수위를 천천히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자연화에 대한 의문도 있다. 그는 "다시 퇴적이 된다면 보에 의한 홍수에 취약해진다", "가두어 둔 물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면 물을 모아둘 필요가 없다", "시설을 그대로 두는 경우 과도한 유지관리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동시에 모든 보를 없애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천천히 낮추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6월 1일에 이어 11월 13일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에 대해 추가 수문 개방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보 상시 개방을 지시했으나, 관련 부처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소극적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 운영과 관련하여 수질개선을 위한 수위저감 대책 수행시 양수제약수위가 수위저감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초기부터 양·배수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낙동강 복원을 위해 그는 몇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하천 구조와 관련해, '하상측량'과 '퇴적토 조사', '고수부지 측량', '주요지천 조사', '지천 유입 유사량 산정', '공급 유사량 평가' 등이 필요하다고 그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낙동강의 복원을 위해서는 4대강사업으로 변화된 하천의 물리적 특성을 재조사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했다.

수질과 관련해 그는 '수질 변화 조사'와 '녹조 조사', '유역 유입오염원 조사', '점오염과 비점오염원 조사', '수문 개방 효과 검토', '수질 기준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낙동강에 설치된 가동보의 수문 운영으로 보 상·하류 주요 지점의 수심과 수질 변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생태조사'와 '보 안전성 평가'도 중요하다. 박재현 교수는 "생태와 관련해 사후영향평가가 필요하고, '보의 부등침하'와 '파이핑 현상'뿐만 아니라 물 속 구조물에 대한 정밀 수중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4대강사업 전후 10년간 모니터링"해 온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 발제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오는 29일 오전 마산YMCA 청년관에서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재자연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역사회 간담회를 연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오는 29일 오전 마산YMCA 청년관에서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재자연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역사회 간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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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박재현 교수,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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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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