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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생명의 시인' 윤동주가 특히 일본에서 부활하는 해였다. 2017년은 윤동주(1917. 12. 30 ~ 1945. 2. 16) 시인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1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는 대대적으로 그의 시와 삶을 조명하는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올해 마지막 윤동주 행사로 지난 12월 17일(일) 일본 큐슈대학니시신플라자에서 '윤동주탄생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200여명이 참석하여 일본의 윤동주 열풍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윤동주탄생100주년” 기념행사 포스터
▲ 포스터 “윤동주탄생100주년” 기념행사 포스터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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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후쿠오카 지역의 '윤동주탄생100주년' 행사는 윤동주 시인의 첫 유학지인 도쿄의 릿쿄대학, 교토시절의 도시샤대학에 이은 대규모 추모행사로 올 한해 일본 내에서 이뤄진 윤동주 시인 추모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후쿠오카지역에서 열린 '윤동주탄생100주년' 행사는 윤동주탄생100년기념사업실행위원회(尹東柱生誕100年記念事業実行委員会), 큐슈대학윤동주연구회(九州大学尹東柱研究会), 후쿠오카대한민국총영사관(駐福岡大韓民国総領事館)이 공동 주최했는데 후쿠오카 형무소는 윤동주 시인이 죽어간 곳이니만큼 추모 열기 또한 컸다.

2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김옥채(金玉彩) 후쿠오카대한민국총영사의 인사를 시작으로 윤동주 연구가이자 작가인 타고기치로(多胡吉郎)씨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생명의 시인 윤동주(空と風と星と詩,生命の詩人・尹東柱)" 특별 강연이 있었다. 이날 타고기치로 작가는 윤동주의 육필원고와 장서(藏書)를 가지고 나와 직접 보여주면서 윤동주를 "생명의 시인"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인사말을 하는 김옥채 후쿠오카 대한민국총영사 총영사
 인사말을 하는 김옥채 후쿠오카 대한민국총영사 총영사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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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연구가 타고기치로 작가의 특강 모습
▲ 타고기치로 윤동주 연구가 타고기치로 작가의 특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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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기치로 작가는 "윤동주 시인이 한국의 민족시인이며 한국의 보물인 것은 틀림없지만 윤동주시인은 한국에 머물지 않는 세계적 시인이다. 인류애의 차원에서 그의 100주년 탄생을 고하고 이제는 101년의 힘찬 발걸음을 향해 뛸 차례다. 앞으로 윤동주시인을 통해 우리들이 무엇을 계승할 것인지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행사장 밖에서는 2년 전 순국 70주년 행사 때 만든 윤동주를 소개하는 판넬과 한글 POP아트로 그린 윤동주 시 전시도 함께 하여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NHK방송에서 이날 후쿠오카 지역의 윤동주 추모행사를 취재하는 등 언론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행사에 산파역할을 한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福岡・尹東柱の詩を読む会)>의 대표인 마나기 미키코(馬男木美喜子, 53살) 씨는 "이번 윤동주탄생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윤동주에 대한 사랑(愛)이 일본에 점점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했다.  

27살의 나이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삶을 마감해야했던 윤동주 시인, 비록 조국을 일제에 빼앗기고 그들의 손에 의해 목숨까지 잃었지만 그의 탄생 100년을 맞아 일본 전역에서 일본인들의 손에 의한 "윤동주 추모"열기를 지켜보면서 그나마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행사장을 가득메운 청중들
▲ 윤동주 행사장 윤동주 탄생 100주년 행사장을 가득메운 청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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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동주 시인의 연구에 평생을 바치고 있는 일본인들이 곳곳에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들은 한결 같이 "윤동주 시인을 통해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길 바라며, 불운하게 숨진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는 모임을 만들고, 윤동주 고향을 찾아 가보고, 각종 연구와 추모행사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윤동주를 아는 일본인들에게 윤동주 시인은 '시를 통해 온 몸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 시인이요,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 위대한 시인'이었다. 이는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이며 미래형이기도 하다. 

기자는 올 한 해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윤동주 관련 추모행사와 강연 등을 취재했다. 지난 2월 15일, 오사카에서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015)를 일본어로 완역한 우에노 미야코(上野 都, 70) 씨와의 대담을 시작으로 윤동주 시인이 유학한 교토의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의 추모 시 행사 <일본ㆍ한국ㆍ재일코리언 시인 공동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모임>을 취재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장 밖에는 윤동주 시가 전시되었다.
▲ 윤동주 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장 밖에는 윤동주 시가 전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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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의 대표 마나기미키코 씨(맨 앞줄 오른쪽)와 행사에 참석한 이들
▲ 마나기미키코 후쿠오카 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의 대표 마나기미키코 씨(맨 앞줄 오른쪽)와 행사에 참석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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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도쿄에서 활동하는'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 대표인 야나기하라 야스코 (楊原泰子, 71살)씨와의 대담, 후쿠오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福岡・尹東柱の詩を読む会)>의 대표인 마나기 미키코(馬男木美喜子, 53살) 씨와의 대담도 가졌다. 

한편 서울에서는 3월 29일부터 4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윤동주 100년 생애전시회"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윤동주 시인과 관련하여 수많은 행사가 있었으며 몇몇 행사 취재를 했다. 아울러 4월 6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일본인들은 어떻게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가?"라는 주제로 기자가 직접 강연을 하는 등 윤동주 관련 행사라면 어디든 뛰어다녔다.

정유년 닭의 해가  한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올 한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과 일본에서 "민족시인, 생명의 시인" 윤동주의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새해가 되면 그의 탄생 101년을 맞이한다. 타고기치로 작가가 말했듯이 "윤동주는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의 시인이며 생명의 시인" 임을 인식하고 우리가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조용히 생각하며 '윤동주탄생 100주년의 해'를 보내고 101주년의 새해를 맞이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신한국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윤동주, #후쿠오카, #마나기 미키코,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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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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